•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보조금 차별하면 공급망 구멍 생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자국의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내건 산업 지원금을 국적에 상관없이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단행한 기업에 차등을 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도 미국 행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7일(현지시간) 버트런드 로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회장은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보조금 지원 자격을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해외기업에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일본·유럽·북미·대만·중국 등의 여러 회사에 의존하는 매우 복잡한 생태계"라며 "바이든 행정부 등 각국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국적에 상관 없이 모든 (자국) 투자 참여 기업에 대해 관련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MI는 국제 전자산업 공급망을 대표하는 산업 협회로 전 세계 2400개 이상의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SEMI에 가입돼 있다. 
 

버트런드 로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회장 [사진=유튜브/Entegris, Inc.]


로이 회장은 이어 "해당 산업 보조금이 (기업 국적에 상관 없이 동등하게) 제공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공급망에는 병목 지점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보조금 등 유인책(인센티브)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부연했다. 

로이 회장의 이와 같은 주장은 올해 미국 의회가 발의한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을 겨냥한 것이다. 올해 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 재육성과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이후 미국 상·하원은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와 기초 연구·개발(R&D) 촉진 정책을 담은 '미국을 위한 반도체 법안(CHIPS for America Act)'과 '미국 파운드리 법안(American Foundries Act)'을 연이어 발의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를 놓고 야당인 공화당 등이 반발하며 수 차례의 심의와 검토로 거쳤다. . 

이에 상원은 지난 6월 이들 법안의 내용을 종합한 '미국의 혁신과 경쟁법(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으로 재발의한 후 통과시켰고, 현재까지 하원에서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염두에 두고 각종 산업·기술 분야에 2000억~2500억 달러(약 223조5000억~279조3750억원) 수준의 대규모 과학·기술 투자안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조금 역시 당초 370억 달러 수준에서 520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다만, 여야는 해당 보조금의 지원 자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국적의 기업에만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격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이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은 '미국 납세자의 돈이기에 미국 기업에만 주어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겔싱어 인텔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CEO 카운슬' 행사에서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내년 6월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혼란을 초래한 이유로 "반도체 공급망이 아시아 지역으로 통합 이전하며 지리적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로서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하려 하는 자사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앞서 해당 보조금의 수급 대상을 미국 기업에만 한정하는 것은 미국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진행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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