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란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영업대표

양경란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영업대표 [사진=다쏘시스템코리아]

일반인의 새로운 여가나 소비처로 인식되는 메타버스가 기업에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디지털전환(DX)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제조기업이 3차원(3D) 가상세계에 현실의 사물·인간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가상화를 통해 DX를 실행하면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Enterprise Metaverse)'라는 궁극적인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타버스 경사문포럼'에 참여하는 산업계 전문가인 양경란 다쏘시스템코리아의 기술영업대표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다쏘시스템이 말하는 메타버스란.

"2007년 미국의 미래가속화재단(ASF)이 제시한 메타버스 로드맵은 광범위한 네 가지 유형을 정의했다.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세계', 현실세계를 반영하는 '거울세계', 증강현실(AR) 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일상기록을 담은 '라이프로깅' 등으로, 다쏘시스템은 물리적 세상과 가상세계의 간극을 없애 모든 물리적인 사회·경제활동을 가상세계로 만들고자 한다. '3D익스피리언스플랫폼'이 그런 수단이기도 하다. 디지털네이티브 기업이 아니라 제조업종과 같은 분야의 기존 기업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정의해 봤다."

Q. 제조기업 관점의 메타버스를 설명해 달라.

"우선 가상공간에서 사물의 3D모델을 활용해 생산과 공급망관리(SCM) 등 제조공정과 관리에 적용하는 '가상시뮬레이션'이 있다. 3D모델을 현실에 가져오면 AR로 현장 작업을 직원에게 사전 교육하거나 (파트너와 소비자에게) 제품·설비 작업가이드를 제공하는 '증강오퍼레이션'도 있다. 가상공간에서 기업이 디지털휴먼 3D모델을 활용하면 인체공학적 제품 설계나 작업자 건강을 고려한 생산공정 등에 활용하는 '가상 오퍼레이션·체험'과, 기존 의사결정에 3D·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증강분석'도 가능하다."

Q. 모두 '디지털트윈'을 핵심기술로 활용하나.

"그렇다. 디지털트윈 자체는 물리적인 대상의 디지털모델이 있고,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둘의 정보가 동기화해 현실의 현상을 모니터링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3D 모델링과 이에 대한 물리 시뮬레이션, 전자기학이나 유체역학 이런 것을 디지털 알고리즘과 엔진으로 고도화해 더 현실에 가까운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다쏘시스템은 여기에서 더 나아간 버추얼트윈(Virtual Twin)을 얘기한다."

Q. '버추얼트윈'이 뭔가.

"버추얼트윈은 실존하지 않는 사물을 3D 기술로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다양한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하는 체계에 대한 개념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디지털 3D 설계·엔지니어링으로 실험하고 예측할 수 있다. 제조기업에 실물 제품이나 공정을 구현하면 여러 시범 사례를 만드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는데, 버추얼트윈을 활용하면 이런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쓰면서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시뮬레이션·AR·가상현실(VR) 등을 접목하고 활용하는 관점으로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가 구현된다."

Q.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의 가치는.

"(기업이) 물리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을 현실감 있는 가상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런 메타버스 환경을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이 인식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공유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DX는 단지 어떤 기술 인프라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 운영방식을 혁신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가 제품 개발이든 생산 관점에서든, 이런 업무 실행과정을 DX하는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Q. 기업에 DX와 'ESG경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DX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연계할 수 있다. ESG평가를 기업가치에 포함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같은 곳이 나오고 있다. MSCI는 환경(기후변화·자연자원·오염폐기물·친환경기회), 사회(인적자원·제조물책임·이해관계자·기회평등), 거버넌스(관리방식·행동방식) 영역별 35개의 평가항목을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 분야와 사회 분야의 평가항목에 포함되는 16개 정도를 DX의 일환으로 추진할 수 있고, 그걸 통해 ESG를 더 가속할 수 있다."

Q. 그런 평가항목과 예시를 들자면.

"MSCI 평가체계 중 환경 분야의 '기후변화'라는 분류에 '탄소배출(Carbon Emission)'과 '제품 탄소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이란 평가항목이 정의돼 있다. 제조기업은 제품 개발·제조 과정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또 실제 생산된 제품이 공급망과 물류를 거치는 과정을 디지털 기술로 최적화하면 운송거리를 단축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Q. 사회, 거버넌스 분야도 관련될까.

"사회 분야의 '인적자원'이라는 분류에는 또 '건강 및 안전(Health & Safety)'과 '인적자원개발(Human Capital Development)'이라는 평가항목이 있다. 건설업종에서 작업자의 동작을 시뮬레이션하면 신체에 무리한 작업을 하지 않도록 최적화할 수 있고, 위험지역에 투입되는 작업자에게 AR 기기를 통해 작업지시를 하거나 사전교육하고 활용할 수 있다. 거버넌스 쪽은 평가항목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건 아니지만, 기업이 여러 활동을 디지털 기반으로 투명하게 만들고 공유한다면 간접적인 연결성은 있다고 본다."

Q. DX와 ESG를 함께 추진하면 실익이 있을까.

"재무적인 성과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시장에서 인식하는 고객의 평가 등이 나빠진다면 매출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수준 이상의 얘기다. 글로벌 기업 가치 평가 차원에서 ESG 활동의 지표를 보는 경우, 실행 측면에서 기업 운영의 우수성(excellency)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성과와 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기에 둘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이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강조한다."

Q. 실제 성과를 거둔 사례를 알려 달라.

"아직까지 기업 스스로 그렇게 나서는 곳은 없는 것 같지만, 우리 고객사 가운데 한 기업이 디지털트윈과 버추얼트윈을 도입하고 생산공정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그 부사장님이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생산공정을 최소화하니 탄소배출이 최소화하는 식으로, 우리 활동이 ESG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하더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DX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 한 곳의 사장님도 'ESG가 대외 이미지를 위한 게 아니라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효율화, 혁신과 연결돼야 한다'면서 '다쏘시스템과 함께 (ESG 경영을) 얘기하다 보면 이게 DX와 맥락이 닿는다'고 얘기했다."

Q. 올해 DX 관련 시장 요구사항의 특징은.

"정보화가 많이 돼 있는데 여전히 연계성이 낮고 고립돼 있다는 점에 대한 고민이 경영진에 많았다. 업무가 제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품질관리, 구매 등으로 쭉 흘러가야 하는데 그런 연결성을 어떻게 갖도록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품 개발과정의 앞단에서 여러 부서가 어떻게 각자 만든 걸 잘 통합해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지 고민한다. 이걸 위한 정보통합과 연계에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에선 설계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 초반부터 제품을 검증하고, 후반의 테스트 단계보다 빠르게 문제를 발견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한다."

Q. 내년 시장 흐름에 대한 전망과 전략은.

"그간 주요 DX 투자가 클라우드 전환에 있었다. 앞으로는 기업 운영 쪽으로 가지 않을까. 제조기업이 DX를 한 궁극적인 모습이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일 거라고 생각한다. 과기정통부의 메타버스 경사문 포럼에서는 신사업 기회로 오픈 플랫폼 기반의 (소비자 대상) 메타버스와 콘텐츠 비즈니스를 주로 얘기하지만, 이미 대기업 가운데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인) 버추얼트윈과 가상시뮬레이션에 대한 감각을 갖춘 곳이 생겼다. 제조기업의 메타버스 적용 사례가 더 늘 것으로 보고, 내년에도 ESG와 DX를 접목하고 제조 역량을 향상시킬 버추얼트윈 적용방안을 기획하고 구체화한 사례를 많이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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