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서로 '오랜 친구' 친밀감…종전선언 진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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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12-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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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훈 안보실장, 양제츠 정치국원 회담

  • 종전선언 관련 대북 지렛대 역할 요청

  • 中, 영향력 유지·대미 견제 차원 고민

  • "새로운 정세 협력해야" 유화 제스처도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왼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12월 2일 톈진에서 회담을 시작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한반도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2일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했다.

중국도 한반도 내 세력 균형 유지를 위해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 회담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이날 정부 전용기(공군 3호기)편으로 중국 톈진에 도착한 서 실장은 오후 5시부터 양 정치국원과의 회담을 시작했다.

서 실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국제 정세가 전환기적 상황이라 한반도와 역내 평화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은 그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간에 종전선언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만큼 중국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의 대화 참여와 관련해 중국 측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방중 행보다. 

서 실장은 지난해 8월 양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을 언급하며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된다(一回生, 二回熟, 三回老朋友)"고 친밀감을 표시했다.

이어 "내년은 역사적인 한·중 수교 30주년"이라며 "수교 당시와 비교해 양국 모두 국력이 급속도로 상승한 만큼 달라진 위상에 따라 협력의 범위와 수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남북과 미·중 4자가 참여하는 종전선언 성사를 위해 전방위 외교를 벌이는 중이다. 특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중국도 종전선언 참여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참여한 당사자다. 종전선언에도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은 최근 리용남 주중 북한대사와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를 잇따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실리적으로도 중요하다. 

한반도 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미·중 갈등 와중에 한국이 미국 측에 경도되는 걸 견제하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양 정치국원 역시 모두 발언에서 서 실장을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칭하며 "중·한 간의 전략적 소통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시기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우호를 튼튼히 다지고 협력의 초점을 맞춰 역내 더 나아가 세계 평화 안정 및 발전 촉진을 위해 기여하자"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 시점이 지난달 11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 직후라는 걸 상기시킨 뒤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기 6중전회는 사상 세번째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라는 긴 이름의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양 정치국원도 시 주석의 리더십이 더욱 확고해졌고, 국력이 더욱 신장될 것이라는 점을 한국 측에 선전하기 위해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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