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 대선판 흔들 변수…마크맨 기자가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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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김도형·박경은 기자
입력 202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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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비호감 대선...중도층 표심은 어디로

  • 대장동에 흔들린 이재명...부동산 파고 넘을까

  • '1일 1망언' 윤적윤...미래 비전 보여줄까

  • 이대남·이대녀 표심 어디로 향할까

  • 올드보이 부상, 여야 손익계산서 따져보니

차기 대선주자로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진=연합뉴스]


29일로 대선 100일을 맞은 여야 후보들이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여야 후보 간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는데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비치면서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남아있는 변수를 ‘누가 더 잘 해결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①역대급 비호감 대선...중도층 표심은 어디로
 
현재 상황으로 보면, 그 어떤 대선 후보도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갤럽이 이달 한 달간 만 18세 이상 유권자 4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관적 정치 성향 분포 조사(27일 공표,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결과,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비율은 33%로 나타났다. 응답을 유보(모름·응답 거절)한 비율도 15%에 달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2~24일 사흘 동안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름‧무응답 비율이 23%에 달했다.
 
이외에도 다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당층을 포함한 중도층의 비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기록되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는 각 당의 대선 후보가 이미 결정됐음에도 ‘뽑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야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비호감도는 50%를 훌쩍 넘고 있다. 이에 후보들은 대표적인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MZ세대(1980년 초~2000년대 초반 출생)와 부동산‧경제 정책을 내세워 중도층 잡기에 혈안이 됐으나, 두 후보 모두 역부족인 상황이다.
 
②대장동에 흔들린 이재명...부동산 파고 넘을까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을 어렵게 하는 것은 조금씩 변해 온 이 후보의 태도다. 사건 초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더니 이후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검(특별검사) 주장에도 미적지근한 대응을 보이다 윤 후보 선출 직후 여론조사에서 밀리자 “깔끔하게 (특검을) 다 하자”고 했다. 정작 민주당은 특검 협상엔 미온적이다.
 
또 이 후보는 그동안 “(개발 이익의) 70%나 환수했다”,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를 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는 입장을 취했으나 지난 22일에서야 “나는 책임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의 관리·감독권을 가진 성남시장이었던 만큼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을 혼용해가며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보다 무한 책임을 가진 공직자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1일 1망언' 윤적윤...미래 비전 보여줄까
 
윤 후보는 경선 기간 중 ‘1일 1망언’이란 별명을 얻었다.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주 120시간 노동” 등 잦은 구설수에도 윤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는 양가적이다. 현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의미도 담겼지만, 정권을 바꿔서 ‘시대적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담겨있다.
 
경선 기간 윤 후보는 별다른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치·사회·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성장’ 정책의 화두 또한 던지지 못했다. 출마 선언을 할 땐 ‘자유’라는 가치를 앞세웠지만, 경선 과정에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약 9개월 전 검찰총장 사퇴 전엔 대통령이 되겠단 생각을 안 해봤다고 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본선에선 윤 후보의 구체화된 ‘비전’이 나와야 한다.
 
④이대남·이대녀 표심 어디로 향할까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이대남’, ‘이대녀’가 등장했다. 이대남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하고, 정치권의 ‘젠더갈등’ 편승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이 누구를 지지할지는 알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 등에서 ‘이대남’의 정치적 실력을 체험했던 정치권은 앞다퉈 ‘이대남’ 구애하기에 나서는 형편이다.
 
이대남들의 요구 사항은 여성가족부 폐지와 남녀 할당제 폐지 등이다. 이 어젠다를 제시하는 쪽으로 이대남들의 표가 갈 가능성이 크다. 이대녀들의 ‘반대급부’ 투표도 예상되지만, 정치적 결집력은 예상하기 어렵다. 우려되는 것은 ‘젠더갈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충분히 성숙했는가 하는 점이다. 충분한 고민이 전제되지 않은 채 설익은 정책들이 제시된다면 오히려 불평등을 고착화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의 조정이라는 정치의 본령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⑤올드보이 부상, 여야 손익계산서 따져보니
 
이번 대선판에서도 '올드보이' 정치인들이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윤 후보는 '킹메이커'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를 두고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윤 후보는 지난 24일 김 전 위원장과 1대 1 만찬 회동까지 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고, '김병준 원톱 체제'의 선대위 가동에 들어갔다.
 
야권에서 이른바 '신(新) 3김(金) 체제'의 부활 가능성이 일찌감치 점쳐지며 여권에서도 대표 원로 이해찬 전 대표의 선대위 등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이 후보와 비밀리에 회동하고 이 후보의 당 쇄신과 관련해 조언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야 올드보이의 재부상을 둘러싼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차기 대선의 주요 변수로 MZ세대 표심이 꼽히는 와중에 '그 시절 그 사람들'의 등판이 가당키나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⑥전례 없는 영부인 리스크 판세 영향은
 
'영부인 리스크'도 차기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는 각각 학력 위조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구설에 수차례씩 오르내렸다. 이런 탓에 김건희씨는 아직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적절한 등판 시점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혜경씨는 지난 2일 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시작으로 본격 내조 경쟁에 돌입했다. 김씨는 낙상 사고로 잠시 모습을 감추기도 했지만 지난 21일 국립대전현충원과 부친 고향인 충북, 24일 민주당 텃밭인 전남 여수와 광주 등을 잇달아 찾으며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경쟁으로 평가받는 배경에 영부인 후보들의 의혹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의혹을 빨리 터는 쪽이 유리한 셈이다.
 
⑦막판 변수 단일화...2002년 선거 재연될까
 
차기 대선 판세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단일화다. 대선이 벌써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가 아직 불분명해 제3지대 후보들의 몸값은 더욱 뛰었다.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등은 대선 완주를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거대 양당은 단일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20년 만에 단일화를 통한 판세 뒤집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02년 대선에서 당선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약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게 10%포인트가량 뒤졌지만, 대선 23일 전 정몽준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해 본선에서 2.3%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그런 만큼 이 후보와 윤 후보 역시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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