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은 글로벌 금융허브로 꼽혔던 곳 중에 하나지만 최근에는 이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홍콩의 정치적 상황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합니다. 우선 2019년 중국 본토로의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에 대한 홍콩 정부의 발의로 촉발된 시위와 강압적인 진압과정은 홍콩 사회를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에 따르면 진압 과정에서 사용된 비살상무기의 양은 2019년 기준 최루탄 4500여 개, 고무탄 1400여 개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중국 국가보안법과 시진핑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홍콩에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홍콩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정치·사회적인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싱가포르 등 인접국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홍콩의 위상추락은 객관적인 연구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KDI 한국개발연구원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5월 발표한 ‘미·중 분쟁 이후 홍콩 경제·금융시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경제는 지난해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가운데 자산시장 위축, 외인자금 이탈 등 경제적 타격이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자금 유출도 심각합니다. 홍콩시위가 미·중갈등으로 전이되면서 시작된 무역분쟁을 기점으로 외인 증권자금 이탈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4분기 연속 순매도를 기록. 외화예금도 작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며 싱가포르가 급증한 것과 대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향후에도 미·중 간 갈등 구도가 홍콩 선거제 개편 등으로 장기화하면서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가 점차 축소되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외신들도 홍콩을 떠나는 기업들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홍콩 통계처를 인용해 올해에만 홍콩에서 47개의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기업이 홍콩에서 완전히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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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KDB산업은행은 지난 19일자로 홍콩금융관리국으로부터 홍콩지점 신설 인가를 획득하며. 홍콩 현지에서 영업활동을 확대했습니다. 산업은행은 1986년 홍콩 현지법인 설립 이후 35년만에 홍콩에 신규 영업점을 설립한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이 떠나고 국책연구기관도 금융 허브 입지 축소를 우려한 홍콩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점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홍콩지점 설립 목적을 밝혔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중화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에 대한 지원입니다. 산업은행 측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설하는 홍콩지점은 자금조달 및 기업금융(CB)에 집중해 홍콩 및 중화권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의 원활한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산업은행은 기존 홍콩법인은 홍콩 금융시장에서의 투자금융(IB) 수행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디케이티트론(Syndicated Loan) 주선, 펀드 투자 및 운용 업무 등을 더욱 강화해 투자금융(IB) 전문 점포로 육성하는 차별화를 둘 계획입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신디케이티드론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같은 차주에게 대출 형태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떠났다고 해서 현지에서 경쟁이 호락호락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 홍콩은 떠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자리를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기업들이 속속 채우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에 들어오는 기업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들에 중국 정부의 지원 또한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다른 선택을 한 산업은행. 이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뿐 아니라 현지 기업들과 경쟁과 협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산업은행 홍콩지점은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초에 영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길을 가는 산업은행 홍콩지점 성패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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