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주가 부양 의지 ‘無’…소액주주들 무기한 집회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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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원·장하은 기자
입력 2021-11-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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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주주 “대주주 먹튀·피라맥스 관련 의혹 해소해달라”...사측 ‘모르쇠’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이 17일 오전 역삼동 신풍제약 본사 앞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이 결국 무기한 집회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측의 자사주 매각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가 최근까지도 폭락 장을 이어가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측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각종 의혹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조차 등한시하면서 주주가치 훼손을 방관함에 따라 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은 역삼동 신풍제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해당 집회는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회에 참여한 한 소액주주는 “대주주와 회사의 블록딜(자사주 매각) 때문에 주가는 곤두박질치는데 회사는 이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주 입장에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회사는 다수 직원의 상이한 답변들로 주주들 내부에서는 혼란이 가중돼 왔다”며 “회사의 일관되고 통합된 언론 및 주주 대응력이 열악하고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부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회사는 블록딜 당시 매각대금을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자금 사용처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3분기 보고서를 보니 연구개발금은 소폭 늘리고 부채만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측이 지속된 거짓말로 소액주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일례로 대주주인 송암사가 신풍제약의 주식을 매도했을 때 사측은 주주들에게 매수자가 누구인지를 공개할 것을 약속했지만 결국 태도를 바꿔 현재까지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 임상2상의 결과를 대주주가 알고 매도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난무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대주주의 개인적 매도라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사측의 몇몇 임원들은 매수자가 누구인지 추측성 발언을 주주들에게 퍼뜨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측은 소액주주들에게 피라맥스 임상3상 승인을 받은 직후 국고보조금을 신청했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국고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임상3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측의 진의 여부에 주주들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사측은 이에 대한 일체의 해명도 없었다고 소액주주들은 목소리를 냈다.

자사주 매각대금 사용처나 매수자에 대해 공개 안 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주주 친화 정책에 전혀 관심이 없는 태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히려 주주들을 무시하는 행위들을 서슴지 않아 왔기에 주주들의 분노만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2회에 걸친 사측의 블록딜 이후 주가가 이렇게까지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데 타 회사 같으면 벌써부터 대주주가 무상증자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에 나섰을 것”이라며 “신풍제약은 오너(장원준)이 돈 벌면 끝이라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현재 무기한 집회까지 열게 되고, 소액주주 3%를 모집하게 된 계기는 회사와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입만 꼭 닫고 있다고 의혹들이 풀리는 게 아닌데 회사는 어떠한 입장이나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와 뇌졸중치료제 SP-8203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투자를 결정했는데 이와 관련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피라맥스의 성공 여부를 두고 온갖 의혹들이 넘치고 주가는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는데 회사는 이에 대한 공식적 해명이나 주가 부양책 등에 매우 인색한 모습”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해 신풍제약 주가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라맥스의 임상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임상3상을 이어가게 되면서, 업계에선 임상2상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논란이 일어났다.

소액주주들은 사측이 그간 지속된 소액주주들의 핵심 의혹 해소 요구에 대해 합법적인 권리를 만들고 와서 이야기하자며 공식 대응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액주주들은 현재 3% 소액주주를 모으고 있으며 조만간 위임장을 받는 절차를 거쳐 소수주주권을 실행할 계획이다.

한편, 소수주주권이란 3%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가 회의의 목적과 소집의 이유를 기재한 서면을 이사회에 제출하면 임시총회 소집이 가능하다. 소수주주권에는 대표소송권, 이사·감사의 해임청구권, 주주제안권, 장부열람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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