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중독(中讀)] 설화수·후가 올해 광군제서 재도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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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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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광군제 선판매 부터 한국 화장품 인기 뜨거워

  • 중국판 틱톡 더우인서 설화수·후 판매 순위 상위권

  • 인기 인플루언서 '광둥부부' 라방에 판매 증가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기간 한국 화장품의 활약이 뜨거웠다.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광군제 기간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명품브랜드는 물론 중국산 업체들에까지 밀리며 부진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번 광군제 다시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은 건 ‘더우인(중국판 틱톡) 활용법’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제일재경상업데이터(CBN Data)는 진단했다.
 

설화수 제품 세트 판매 라이브방송 중인 광둥부부 [사진=샤오훙수 갈무리]

◆ ‘인기’ 재입증한 LG생건, 아모레퍼시픽

지난 12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자사 제품의 광군제 판매 성적을 공개했다. LG생활건강은 후와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3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후의 매출이 지난해 광군제 때보다 61% 급증한 3294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설화수' 브랜드의 고가 라인인 자음생 제품 매출이 8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음생 에센스는 지난해보다 325% 매출이 늘었다.

그런데 이 같은 한국 뷰티 업체들의 흥행 성공은 사실 광군제 선판매 기간(10월15~25일) 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CBN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더우인에서 설화수와 후는 단일제품 기준 총 매출액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더우인 화장품 브랜드별 매출 순위 상위 2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두 업체가 일년 만에 '쾌속 성장'을 이룬 것이다.

업계는 그 이유로 이들 업체의 더우인 활용법 변화를 꼽았다. CBN데이터는 ‘한국 화장품브랜드가 더우인에서 굴기(崛起·우뚝 섬)를 이룰 수 있었던 방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설화수와 후의 마케팅 전략 변화에 따른 매출 증가 추이를 상세히 분석했다.

◆5월부터 더우인서 한국 화장품 인기 심상찮아

사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더우인 성적표는 처음에 좋지 않았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제품은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이었는데, 단일 제품 기준 순위  15위에 랭크됐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4월까지 이어졌다. 4월 뷰티 브랜드 판매량 순위 상위 50에서 라네즈, 메디힐은 각각 34, 39위에 머물렀으며 설화수는 3월 26위에서 129위로 밀려났고, 후는 180위까지 하락했다.

그런데 5월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5월 더우인 뷰티 제품 판매량 순위에서 설화수가 1억3000만 위안의 매출액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제품 별 판매량 상위 10개 중 한국 제품이 무려 5개를 차지했다. 특히 설화수의 윤조·자음생 제품이 세 자리를 차지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6월까지 이어졌다. 6월에는 후의 제품이 1~3위를 휩쓸었다.

이후 10월 15일부터 시작된 더우인의 광군제 선판매 기간 중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더욱 뜨거웠다. 페이과(飛瓜)데이터에 따르면 설화수는 지난달 24일 더우인 인기 인플루언서인 ‘광둥부부(廣東夫婦)’의 라이브 방송에서 7000만 위안 어치가 팔렸다. 우리돈으로 약 130억원이다. 이는 같은날 판매된 중국 스킨케어 브랜드인 칸스(韓束·KANS)의 판매액 4000만 위안을 크게 웃도는 것이자,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된 중국 브랜드 프로야의 판매액의 2배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외 라네즈와 후도 각각 3546만 위안, 3504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매출 순위 상위권에 랭크됐다.
 

중국 인기 인플루언서 광둥부부 [사진=광둥부부]

◆인기 인플루언서, 라이브 커머스로 매출 상승

이처럼 설화수와 라네즈, 후 등 한국 제품이 올해 하반기 들어 다시 과거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인기 인플루언서와의 라이브커머스 방송+브랜드 자체 라이브커머스’ 전략의 힘이 컸다고 CBN데이터는 진단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급격하게 부상한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완전히 적응한 셈이다.

실제 설화수와 후의 매출이 급증한 달엔 늘 더우인의 유명 인플루언서 광둥부부의 라이브 방송이 있었다. 광둥부부는 더우인에 데뷔한 지 약 2년 만에 5000만 팔로워를 거느릴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 광둥부부가 지난 6월 두차례 후 제품 판매에 나서면서 후는 그달에만 1억50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고 판매액 순위 상위권을 석권할 수 있었다.

브랜드 자체 방송 인기가 높아진 점도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페이과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설화수는 하루 평균 1.2회, 평균 12시간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설화수의 공식 더우인 계정 판매량은 1000만 위안을 달성했다.

사실 그간 설화수는 중국 내 짝퉁 판매의 부정적 영향이 컸다. 패키지나 이름이 비슷한 제품들이 마치 설화수 정품인 것처럼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이 진품과 가품을 혼동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이 공식 계정에서 진행되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일부 해소됐다고 CNB데이터는 평가했다. CNB데이터는 “설화수가 브랜드 공식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세트’ 구매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해 인기 제품을 한데 모은 세트 판매를 늘린 점도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후와 설화수는 모두 한약재를 사용한 고급 원료로 제품을 제조했다는 점을 내세우는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의 아이크림, 크림, 에센스 등을 한데 모은 세트 제품은 구성이 풍부한 데도 가격이 저렴한 느낌을 준다고 CNB데이터는 분석했다.

CNB데이터는 한국 화장품은 고기능성과 사용자 입소문으로 더우인 내의 광군절 흥행을 전망하면서 “다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국산브랜드를 한국 제품이 역전할 수 있을지 여부와, 앞으로도 이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시간을 더 갖고 검증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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