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만든 '로또 오피스텔'…거래량 역대 최대-분양 홈페이지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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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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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인 가구도 거주 가능…바닥난방 120㎡까지 허용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대체 상품'인 오피스텔 거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거래가격이 3억원에 육박하는 등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오피스텔의 매매 평균 거래 가격이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주택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지만, 오피스텔 시장은 오히려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각종 대책을 수립하면서 건축법상 준주택인 오피스텔은 규제대상에서 대다수 제외됐기 때문이다.

규제의 칼날을 벗어난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상품이라는 인식으로 번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량(1~10월)은 1만554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31.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도 1만5638건의 오피스텔이 거래됐다.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 관측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분양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일 청약 대기자들이 몰리며 서울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분양 홈페이지의 서버가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청약 접수를 위해선 최대 5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96실 모집에 총 12만5919명이 신청해 평균 13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을 넘어 지방까지 오피스텔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GS건설이 대구 서구에 '두류역 자이'의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86실 모집에 5만826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677대 1에 달했다.

오피스텔은 청약 자격 요건과 대출규제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데다가 아파트 분양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실수요자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3~4인 가구의 주거에 적합한 중대형 오피스텔 공급이 가능해지면 이같은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9월 15일 발표한 '공급확대를 위한 현장애로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로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12일 개정 고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오피스텔은 실별 전용면적이 85㎡ 이하인 경우에만 온돌·전열기 등 바닥난방 설치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전용면적이 120㎡ 이하인 경우까지 바닥난방 설치가 허용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전용면적 산정에서 제외되는 발코니 설치가 금지돼 동일한 전용면적이더라도 아파트 대비 실사용면적이 작아 3인 이상 가구의 주거수요 대응이 곤란했다.

바닥난방 허용 면적이 확대되면서 전용 84㎡ 아파트에 준하는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이 촉진돼 3~4인 가구의 주거수요 대응 및 주택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세대 간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한 배기설비도 개선된다. 이용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건축허가 시 허가권자가 냄새·연기 차단시설 등 배기설비 설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한다.

오피스텔은 공동주택과 달리 배기설비 설치에 관한 근거규정이 미비해 세대 간 담배연기 등 악취로 인한 민원이 잦았다. 지난 8월에는 제7차 소비자정책위원회 의결을 통한 제도개선 요구가 있었다.

이에 따라 도면, 실사용 용도 등을 고려할 수 있는 허가권자가 오피스텔의 배기설비에 대해 공동주택에 준하는 기준의 적용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소규모 사업지를 이용한 오피스텔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도심 내 비아파트까지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이라면서도 "바닥난방 설치 허용면적이 전용 120㎡까지 확대되면 오히려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하는 방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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