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약발 통했나…은행·2금융권도 가계대출 증가세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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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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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금융당국, 10월 중 금융시장 및 가계대출 동향 발표

[사진=유대길 기자]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 기조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가 일제히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중은행들이 가계 대신 기업여신에 적극 나서면서 기업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05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증가폭(6조4000억원)과 비교해 1조2000억원가량 축소된 것이다. 

세부항목 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774조5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8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4조7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월 증가폭(5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9000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기타대출 증가폭 역시 5000억원 수준으로 전월(+8000억원)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지난달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된 요인에 대해 집단대출 취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5만9000호로 고점을 찍은 이후 8월 5만4000호, 9월 4만4000호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폭 역시 지난 8월 2조8000억원 수준에서 9월 2조5000억원, 10월 2조2000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중도금이나 입주에 따른 잔금 수요가 줄면서 집단대출 취급도 감소했다"며 "현재 주택 구입을 위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모두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도 공급요인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화된 규제 내에서 주택 매매와 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와 전세 거래를 위한 자금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역시 은행권이 연소득 한도 내에서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관리에 적극 나서면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분 6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 상당은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에서 취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신용대출 규모는 2000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대출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대출 증가세 억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속 '풍선효과'가 우려됐던 2금융권 대출 역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0월 기준 9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한 달 전 증가폭이 1조5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단위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 대출 증가폭 축소(9월 1조8000억원→10월 3000억원)가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10월 중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1059조3000억원)은 한 달 만에 10조3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 규모(10월 증가액 기준)다. 항목 별로는 대기업대출 증가액이 전월 3000억원에서 10월 2조3000억원으로 늘었고, 중소기업대출 역시 전월 7조4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소폭 축소(3조5000억원→2조6000억원)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에 도달한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가계 대신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며 기업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사업자대출 감소 요인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경기나 매출이 좋아진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또 다른 요인으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규모가 다소 줄어든 부분도 있다"며 "확실히 개인사업자 업황이 좋아져서 대출수요가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영향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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