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와 '조세피난처 법인'과의 수상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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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인턴기자
입력 2021-11-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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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천대유, 2018년 18%의 고금리로 210억원 차입... 37억 이자 지급

  • 실제 전주(錢主)는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화천대유의 실제 '전주(錢主)'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점차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화천대유가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외국에 설립된 법인과 석연치 않은 돈거래를 하고 이자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송금한 기록이 확인됐다. 

앞서 노컷뉴스는 'NH농협에서 빌린 돈으로 알려진 210억 가운데 152억원은 미국 댈라웨어에 설립된 법인에서 유입된 것이며, 그 이자로 37억원이 지급됐다'라고 보도했다. 돈을 빌린 시점은 2018년으로 대장동 개발업체인 성남의 뜰이 수익을 내기 시작할 때라 이처럼 거의 자금을 차입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노컷뉴스 측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석진 변호사는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댈라웨어에 설립된 법인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화천대유와의 거래주체와 내역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8년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는 대장동 A12블록 수입권을 담보로 NH농협은행에서 210억 원을 차입했다. A12블록은 화천대유가 직접 분양을 시행한 5개 구역(A1·A2·A11·A12·B1) 중 하나다. 이 대출은 연 이자율 18%로 통상의 금리보다 매우 높은 상품이어서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화천대유의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총 21건의 장기차입금 중에서 NH농협은행과 에이치엠지에서 각각 18%와 24%의 고금리로 차입금을 빌린 내역이 나온다. 같은 시기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의 연 4%대로 나타난 것을 보면 두 대출의 이자율이 확연히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상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금리는 상환능력 및 담보가치 별로 연 3.0%~10%에 지나지 않는다. 또 지난 9월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PF대출금리는 보험사가 평균 3.24%, 상호금융 3.47%, 여신전문회사 4.59%, 증권사 5.78%, 저축은행 6.91%로 알려져 있다. 18%는 '○시앤캐시' 등 개인을 상대로 1고금리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업체에서나 볼 수 있는 이자율로 정상적인 사업체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금리다. 

2018년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었고 A12블록의 수익권이 적어도 수백억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을 때다. 확실한 담보와 우수한 사업전망성이 있는 업체여서 18%라는 어마어마한 고이자율를 감당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게다가 화천대유는 다른 대출금리를 모두 연리 4%로 약정했다. 그런데 유독 NH농협과 에이치엠지에서 받은 대출만 각각 연리 18%, 24%의 고율의 상품을 계약했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 장기차입금 중 NH농협은행과 에이치엠지의 차입금 이자율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횡령이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실제로 화천대유에 210억 원을 빌려준 곳은 NH농협은행이 아니라 국내 증권사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이 사모펀드의 전주가 미국 델라웨어 주에 있는 ONION GRAND AVENUE PARTNERS, LLC.라는 페이퍼컴퍼니이고 사모펀드에 152억 원을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델라웨어 주는 회사법상 주주와 이사 명단이 공개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설립자나 소유관계를 알수 없는 셈이다. 다만 델라웨어 주 정부에 이 회사의 설립인으로 페이퍼컴퍼니의 설립과 운영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업체인 C사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약 2년 뒤인 2019년 12월 말 자진 해산절차를 밟았다. 화천대유에 자금 150억 원을 대여하기 직전 회사를 설립하고, 연 18%에 해당하는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은 회계연도에 곧바로 해산한 것이다. '페이퍼컴퍼니' 혹은 '유령회사'라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페이퍼컴퍼니가 조달한 이자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이자 차액만큼 화천대유가 페이퍼컴퍼니에 이익을 주고 비자금 조성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거래내역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했다.

만약 거액의 돈이 이자 명목으로 해외 조세피난처의 숨겨진 '페어퍼 컴퍼니'로 돈이 흘러갔다면 지금쯤 비자금 등 불법적인 자금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화천대유 자금흐름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도 이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자세한 경위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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