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최근 탈(脫)정유를 선언하고 수소사업 행보가 분주하다. 회사 안팎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내년 초 공식화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 전략 차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 신비오케미칼과 손잡고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올해 안에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 마련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내년부터 전해질막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2030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간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창출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규 성장동력인 수소 부문에 신경을 쏟고 있는 반면 기존 주력 사업인 정유업에 대해서는 오히려 비중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최고경영자(CEO)인 강달호 부회장은 지난 4월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블루수소 등 미래성장동력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을 7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의 행보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는 IPO를 앞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이사회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키로 했다고 공식화했다. 현대오일뱅크는 IPO 의사 결정 전후로 유독 탈정유와 수소사업 진출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상장 정유사의 기업가치가 매우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상장 정유사로 꼽히는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6월 말 기준 1.56~1.8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료=각 사]
 

이마저도 올해 들어 가치가 오른 것으로 지난해 6월 말 SK이노베이션의 PBR는 0.73배 수준에 불과했다. PBR 1배에 못 미친다는 것은 회사가 사업을 청산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모두 매각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PBR 1배 안팎은 IPO를 앞둔 현대오일뱅크가 만족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보다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수소사업을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과 2018년 각각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자진철회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세 번째인 이번 도전에서는 자진철회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가치 제고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소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단기 방책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라며 "다만 수소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시장에서의 평가가 자연스레 뒤따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에 소재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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