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1주기] “겸허한 마음으로 뉴삼성 만들어나가자”…이재용, 가석방 후 임직원에 첫 메시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김수지 기자
입력 2021-10-25 18: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 각오를 다지는 메시지를 내놨다.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며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이 부회장이 부친 1주기를 기점으로 뉴삼성을 향해 조용하지만 힘찬 출발을 위한 각오를 다지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승어부’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이날 뉴삼성을 향한 도약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그동안 정중동 행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재계는 이 부회장이 내달께 직접 미국을 방문해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제2파운드리 공장 건설 부지를 확정 지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 여부도 관심사다. 예년보다 다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을 기점으로 이 부회장의 뉴삼성 플랜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흉상 제막식에 앞서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함께 가족끼리 조촐하게 추도식을 진행했다. 9시 50분경 유족들은 별다른 언급 없이 차량을 이용해 차례로 선영에 들어섰고 추도식을 마친 뒤 10시 20분경 4~5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선영을 떠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20여개 계열사도 사내에 ‘온라인 추모관’을 만들어 고인을 기렸다. 삼성은 온라인 추모관에 ‘세상을 바꾼 거인 故 이건희 회장을 그리며’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고 이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일본 오사카 등에서 밝힌 ‘신경영’ 발언과 “마누라 자식 빼놓고 다 바꿔봐”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특강 등이 담겼다.

임직원들은 온라인 추모관에 저마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는 동시에 뉴삼성을 만들겠다는 각오의 댓글을 남겼다. 이날 오후 7시까지 약 1만8000여명의 임직원이 방문했고 2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주요 댓글은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저희들이 더욱 더 크게 키워 가겠습니다” “초일류 삼성의 기반이 되어준 신경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등이었다.

한편 고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년 5개월 만이었다. 고인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오른 뒤 탁월한 경영 능력과 안목으로 반도체와 모바일 등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업’의 기반을 닦은 뛰어난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유족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