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미의 여기는 세종] 돼지고기 항생제 내성균, 우리 몸에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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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1-10-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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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고기·닭고기 내성균 높게 나타나

  • 손씻기 잘해야…익히거나 끓이면 사멸

국내 돼지고기 항생제 내성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내성균을 없애려면 잘 익혀 먹어야 한다. 사진은 삼겹살을 굽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돼지고기와 닭고기 항생제 내성률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소고기는 상대적으로 내성률이 떨어졌다.

24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0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동물·축산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항생제 추정 판매량은 736t이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중에서 팔리는 축산물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률은 소고기는 전반적으로 낮게,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높게 나타났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안전하게 먹을 방법은 없을까. 농림축산검역본부 도움말로 항생제 내성은 무엇인지, 안전하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항생제 내성이란 무엇인가

세균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지고 생존하는 능력이다.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미생물에 사람이나 동물이 감염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항생제의 효과가 줄어들어 해당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게 된다.

■항생제 내성률이란

가축이나 축산물에서 분리된 세균 중 항생제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 비율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이 왜 중요한가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에 감염된 환자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종류가 제한적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개 위험 중 하나로 경고한다.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으로 여길 만큼 시급한 보건 문제로 여기고 있다. 팬데믹은 세계적 대유행을 뜻한다.

영국에서 2016년 나온 '짐 오닐 보고서'를 보면 연간 약 70만명이 항생제 내성균 때문에 사망한다. 서울대분당병원의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해 4000여명이 항생제 내성과 관련해 목숨을 잃는다.

■항생제 내성균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큰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WHO에서는 항생제가 필요 없는데도 항생제를 쓰거나 치료를 완전히 끝내지 않고 사용을 중단하면 세균 내성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후의 항생제'라고 하는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무엇인가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 즉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는 항생제다.

여러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사용하는 '최후의 항생제'다.
 

소고기 항생제 내성률은 다른 축산물보다 낮게 나타났다. 사진은 경남 하동 스마트 가축시장. [사진=농협 제공]
 

■원헬스(One Health)란 무엇인가

원헬스란 환경·동식물·사람의 건강이 상호 밀접하게 관련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모든 분야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항생제 내성은 어느 한 분야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헬스 개념의 전략으로 모든 분야가 함께 노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가축·축산물'은 어떤 의의가 있나

축산 분야에서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 증가는 동물 질병 제어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직·간접적으로 사람과 환경에 전파될 수 있어 원헬스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가축·축산물'은 축산용 항생제 판매량을 조사한다. 또한 가축과 축산물에서 분리한 세균의 항생제 내성 현황을 파악한다. 이는 축산 항생제 내성 관리 정책 결정 등에 기초자료로 쓸 수 있다.

■축산농가에서 많이 쓰이는 항생제는 무엇이며,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항생제는 무엇인가

축산농가에서는 페니실린계·페니콜계·테트라싸이클린계·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다.

가축에서 사용하는 항생제 중 제3·제4세대 세팔로스포린계와 플로르퀴놀론계, 콜리스틴은 사람의 심각한 질병 치료에도 사용되는 중요 항생제다. 따라서 축산분야에서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식품유래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국제 규범이 있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WHO 합동 식품규격개발 기구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에서 개발한 가이드와 실행규범이 있다. 올해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항생제 내성 최소화 실행규범, 항생제 내성 통합감시 가이드다.

항생제 내성 최소화 실행규범은 정부와 제약회사, 생산자, 수의사 등 각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정한다. 항생제 내성 통합감시 가이드는 항생제 사용과 내성을 감시하는 표준 방법을 제시한다.

■식품이나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균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축산농가에서는 항생제는 필요한 때만 수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하고, 처방받은 항생제는 사용 설명서에 따라 쓴 뒤 그 내역을 기록해야 한다. 예방접종부터 차단 방역, 위생적인 사육 관리로 질병 예방에 힘써야 한다.

가공업자와 유통업자는 작업장과 유통환경을 위생적으로 관리해 식품이나 작업자가 내성균에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축산물 섭취 때 항생제 내성균을 줄이려면

소비자는 축산물이나 축산물 가공품을 조리할 때 식중독 예방수칙을 잘 지켜 내성균이 사멸되게 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수칙은 손 씻기와 익혀 먹기, 끓여 먹기 등이다.

위생적인 식품관리 등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축산물 항생제 내성균을 사멸하려면 식중독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손 씻기도 주요 예방수칙 중 하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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