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대의 베틀(천 짜는 기계)을 직접 살핀다는 만기친람(萬機親覽), 이 단어는 대한민국 대통령, 혹은 되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큰 교훈이다. 국정의 사사건건, 모든 일을 대통령이 일일이 살펴보고 챙긴다는 건데,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라도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 만기친람이 불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이 단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서 나왔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게 큰 파장이 일자 해명하면서 만기친람이라는 단어를 썼다.

윤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에 “어제 제가 하고자 했던 말씀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만기친람해서 모든 걸 좌지우지하지 않고 각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이 능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서 국정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언을 사과하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SNS)에 국민 우롱성 메시지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송구하다, 유감을 표한다”며 물러섰지만 22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활활 타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이 키우는 개 ‘토리’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시했다. 또 윤 후보 돌잔치 사진에 사과를 잡고 있는 장면도 올렸다.

여당은 말할 것도 없이 같은 당 정치인들도 일제히 경악했다. ‘국민을 개돼지로 조롱하는 윤두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자 윤 후보측은 즉각 사과했다. 전두환 발언에 대한 사과가 아닌 사과 사진에 대한 사과였다. 22일 오전 윤 후보캠프는 “토리 인스타 계정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실무자’와 ‘시스템 재정비’, 이 대목에서 만기친람이라는 단어에 다시 눈이 갔다. 윤 후보는 SNS에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각 분야 뛰어난 인재들의 능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했던 전두환식 시스템을 접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캠프에서만큼은 그렇게 ‘만기친람’하겠다는 뜻일터.

무엇보다 SNS 담당 실무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올리는 사진과 글은 본인이 더더욱 '만기친람'하길 권한다. 다른 걸 몰라도 요즘 SNS를 80년대 전두환식으로 하면 안 된다. 자신 SNS의 가장 유능한 '유일무이' 인재는 바로 본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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