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환율 치솟자 외국인 1조원 던지며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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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이봄 기자
입력 2021-10-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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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자산 선호에 환율 작년 7월 이후 최고치

  • 코스피 1%대 하락하며 2910선까지 밀려

  • 외국인 삼성전자만 하루새 7633억 순매도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악재들이 잇달아 중첩되면서 주가 급락과 함께 환율이 급등하며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공급망 차질 장기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 우려, 전력난에 따른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등이 국내 금융시장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원화 가치 급락까지 더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92포인트(1.35%) 하락한 2916.38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08포인트(0.21%) 떨어진 2950.22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국내 증시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자, 코스피는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가 이어지며 2900선도 위협을 받았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원 오른 1196.0원에 장을 시작한 뒤 1190원 후반대를 오르내리다가 장중 1200.2원을 찍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대까지 상승한 건 지난해 7월 28일(1201원) 이후 처음으로, 약 1년 3개월여 만이다. 이후 환율은 1199원대를 머무르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4.2원 오른 1198.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24일(1201.5원) 이후 최고치다.

최근 원화 약세는 글로벌 악재에 따라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비롯해 중국 헝다그룹 위기,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감도 위험자산 기피 심리를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밤 국제유가(WTI)는 공급 차질 우려감에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했다. 또한 국제유가 상승→인플레이션→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뉴욕 증시는 하락하고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경향은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도 이 같은(달러화 선호) 악재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2원까지 오르며 약 1년 3개월 만에 1200원대로 상승하자,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4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653억원을 팔아 이날 하루에만 총 989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00원선까지 오르며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외국인 매물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종목에 집중돼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12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7633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많이 순매도한 종목인 삼성SDI(670억원)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외국인은 이날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656억원, 412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가 뚜렷한 상승 호재 없이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 가치마저 급락하며 상승 반전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스탠스 강화 전망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환율 변화에 민감한 외국인 수급 여건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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