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사퇴 위기 넘겨...중국 위한 '순위 조작' 의혹 해명

최지현 기자입력 : 2021-10-12 15:17
지난 2018년 세계은행(WB) 근무 시절 중국에 유리하도록 순위를 조작하는 데 협력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사퇴 위기를 넘겼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IMF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게오르기에바 총재에 대한 재신임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모든 제출 서류를 검토한 결과, 이사회는 오르기에바 총재의 지도력과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전면적인 신임을 재확인한다"면서 "이사회는 총재가 2018년 당시 WB 기업환경평가 보고서(Doing Business 2018)와 관련해 부적절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누리집 첫 화면. IMF 이사회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한 재신임 소식을 공지하고 있다. [사진=국제통화기금(IMF) 갈무리]


이날 IMF 이사회는 이와 관련해 5시간에 걸쳐 이를 논의했으며, 재신임 결정에 따라 향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사진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 이사회의 재신임 결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미국 측의 입장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앞서 미국 측이 관련 의혹과 관련해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사퇴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IMF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IMF와 WB 회원국 중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미국은 앞서 게오르기에바 총재에 대한 의혹을 "심각하다"고 표현하며 우려를 표명했으며, 다른 주요국은 IMF의 내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2018년 폴 로머 당시 WB 수석 경제학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WB의 기업환경평가 보고서가 정치적 목적으로 데이터를 변경시키려는 시도에 취약하다고 폭로했다.

이후 WB 측은 해당 의혹을 부정하며 법무법인 윌머헤일을 통해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고, 이 결과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 WB 이사회의 외부 공개 승인을 받았다.

윌머헤일의 조사 보고서는 김용 당시 WB 총재와 게오르기에바 당시 WB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최고위 간부진이 중국의 평가 순위를 높이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보고서는 국가의 순위가 높을수록 기업 활동이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중국은 기존 평가대로면 전년도 순위인 78위에서 85위로 하락했어야 했지만, 김 전 총재의 참모진은 다양한 형태로 평가 방식을 변경해 중국의 점수를 높이도록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게오르기에바 당시 CEO 역시 2017년 10월 당시 WB의 중국 당담 간부와 해당 보고서 작성 담당자들을 소집해 질타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당시 WB 간부진이 이와 같이 외압을 행사한 것은 당시 기구가 자본금 확충을 위해 회원국을 대상으로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작업을 추진한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해당 의혹에 대해 김용 전 WB 총재가 보고서 조작을 위해 압력을 가했지만, 자신이 나서 이를 저지했다고 주장해왔다. 자신이 홍콩의 데이터를 중국 평가에 포함하려고 시도했던 김 총재 측의 시도를 막아섰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IMF 이사회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윌머헤일의 보고서는 나의 행동과 기질, 오랜 기간 수행해 온 (업무) 방식을 정확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재차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용 전 총재는 지난 2019년 초 잔여 임기를 3년가량 남겨두고 불분명한 이유로 돌연 자진 사퇴해 세간의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김용 전 세계은행(WB) 총재. [사진=세계은행(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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