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판 톺아보기] 사모펀드 사기, 끝나지 않은 라임·옵티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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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1-10-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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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조6000억원 피해, 사모펀드 사기...금감원 엄중 질책해야"

이번 주(10월 5~8일)는 투자자들에게 자체 펀드 부실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이른바 '돌려막기 투자'를 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과 '대국민 사기' 옵티머스 사태 주범 5인방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서울남부지법 [사진=연합뉴스 ]


◆라임 이종필, 1심 징역 10년..."펀드 돌려막기, 918억원 피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라임) 부사장에게 징역 10년, 벌금 3억원, 추징금 7676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조원 자산을 운용하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면서, 금융 종사자로서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렸다"며 "펀드 손실을 다른 펀드에 전가하는(돌려막기) 무책임한 운용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명으로도 법인을 운영해 법인 자금 6억원을 횡령하고 대가로 76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 투자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감사의견 거절 등 투자 손해를 보게 되자 다른 펀드 자금으로 부실화된 채권을 고가에 인수하는 '돌려막기 투자'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총 4개 회사의 전환사채(CB) 총 900억원 상당을 고가에 인수해 라임 펀드에 손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라임 펀드 자금 3500억원을 투자한 시행사 메트로폴리탄그룹 김모 회장에게 투자 대가로 개인 운전기사 급여와 외제차 리스 대금, 메트로폴리탄 계열 법인의 지분 매각대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특히 신한은행이 2019년 8월 판매한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CI) 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141명으로부터 794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은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됐다. 하지만 라임은 CI펀드 자금 일부를 상품 제안서에 명시된 투자처가 아니라 '플루토 F1 D-1'(사모사채 펀드)과 '플루토 TF-1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 중 CI펀드 관련 사기와 수재 등 일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해외무역금융펀드 5개에 투자를 하면서도 펀드 부실을 숨기고 투자금을 계속 모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항소심 시작..."죄 뒤집어썼다"

이번 주에는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5명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도 열렸다. 지난 7월 1심에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는 징역 25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7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선고 이후 김 대표와 검찰 양측 모두 항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지난 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이동열 이사, 윤석호 변호사, 송모 운용본부 팀장,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등 총 5명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김 대표는 초기 범행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김 대표 측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펀드사기 범행을 모른 채로 펀드 운용과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개인 재산도 투입해 자금조달 창구 역할도 했다"면서 "죄를 뒤집어썼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 측은 "대표라는 직함이 있을 뿐 (실질적인 운용은) 유현권이 다 했다"고 범죄 책임을 돌렸다. 이날 김 대표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현권씨와 박모 MGB파트너스 대표 간의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성지건설의 대주주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의 첫 투자 대상 회사로 알려진 곳이다. 해당 녹취록에는 유씨가 ‘김재현 모르게 다 해놨다’며 ‘MGB로 들어온 돈이 얼마인지 김재현이 아는 순간 곡소리 난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씨는 "김 대표와 다투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실제는 정영제 전 대체투자부문 대표와 김 대표가 (범죄 전반을) 상의하고 설계했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수천 명에게 약 1조3526억원을 모아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씨와 옵티머스 이사 윤석호씨 등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해자 처벌은 했지만, 피해 복구는 언제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 사기 피해자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 사기 피해 복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재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사모펀드 피해자 구제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공대위는 "2019년 DLF 펀드 사태 이후 라임, 옵티머스, 젠투, 이탈리아헬스케어 등 많은 펀드의 피해자들이 발생하는데도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민간이 가져간 초과이익 4040억원 때문에 난리를 치면서도 6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사와 자산운용사 감독기관이 야기한 대규모 금융사기 사태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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