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기재차관 "차분하게 시장 지켜봐야"
  •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가동"...경계감 계속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우리 시장 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

중국 헝다그룹 사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등 세계 금융시장 불안 영향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까지 옮겨붙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는 이런 진단을 내놨다.
 
美 테이퍼링·中 헝다 사태...대내외 악재 줄줄이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일 기재부 내 거시경제금융 관련 부서와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여하는 거시경제 금융 점검 회의에서 "앞으로 대외리스크 요인들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금융시장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바라보는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 등을 보다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고려하면서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런 진단을 내놓은 건 줄줄이 이어지는 대내외 악재로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서다.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미국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본격화,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위기,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6개월 만에 3000선이 붕괴한 코스피는 세계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01포인트(1.89%) 떨어지며 2962.17로 마감했다. 다음날인 6일에도 53.86포인트(1.82%) 내려간 2908.31로 마쳤다. 다만 7일에는 전날 대비 51.15포인트(1.76%) 오른 2959.46에 마감했다.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대내외 다발성 악재로 반년 만에 코스피 3000선이 붕괴하면서 29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차관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국내 시장도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과 금리가 상승하는 등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등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 사태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확실성 등 주요 대외 위험 요인들이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최저' 가산금리 외평채 발행..."견고한 신뢰 탓"
이 차관은 이날 정부가 역대 최저 수준의 가산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약 13억 달러(약 1조5500억원) 규모의 외평채를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 가산금리는 지표금리에 더해 발행자 신용도에 따라 추가 지급한다. 발행자 신용도가 높을수록 가산금리는 낮아진다. 10년물 달러채 가산금리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사 잔존만기 외평채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산금리 축소에 따라 최근 지표금리가 상승했는데도 발행금리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차관은 "오늘 새벽 외평채가 역대 최저 수준 가산금리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원화 채권도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올해 중장기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하면서 9월 말 기준 잔액이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을 둘러싼 다른 수치들도 긍정적이라며 한국 경제가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견조한 수출 증가세, 4% 이상 경제 성장률 전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국가신용등급과 외환보유액이 역대 최고 수준이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라는 점도 내세웠다.
 
"환율 상승, 대외 불안보다 '수급 요인' 때문"
다만 정부는 최근 환율 상승은 대외 불안보다는 수급 요인 등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2주간 원·달러 환율은 16.8원 급등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외평채 발행 브리핑 중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한 원인과 관련해 "한국의 대외 건전성과 관련해 유심히 모니터링하는 CDS나 외평채 유통금리 등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상승 흐름을 100% 어떤 대외 부분 불안과 연계해서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한다"며 "외환시장 내 수급 요인이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관련해 김 국장은 "올해 8월 외국인 자금 유출은 반도체 업종이나 세계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특정 업종·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주식자금이 유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외국인 자금과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가용 방안을 철저히 점검·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채시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가파른 금리 오름세 등을 고려해 수급 여건에 따라 연물별 발행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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