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다우 569p↓' 미 국채금리 급등에 무너진 장세...S&P는 조정장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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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9-29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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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기술주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졌을 뿐 아니라,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선언 가능성 등 각종 경제 환경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69.38p(1.63%) 급락한 3만4299.9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90.48p(2.04%) 하락한 4352.6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3.29p(2.83%) 떨어진 1만4546.68을 기록했다.

S&P500지수 11개 부문 중 △에너지(0.46%)를 제외한 10개 부문이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2.01% △필수소비재 -1.39% △금융 -1.58% △헬스케어 -1.7% △산업 -1.15% △원자재 -1.28% △부동산 -0.62% △기술주 -2.98%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2.79%)와 △유틸리티 -1.22% 등이다.
 

지난 일주일간 나스닥지수 등락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이날 나스닥과 S&P500지수의 낙폭은 각각 지난 3월 18일과 5월 12일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이달 이어진 약세로 S&P500지수가 조정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S&P500지수는 3.5% 이상 하락하며 지난해 9월(3.9% 하락)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S&P500지수에 편입한 종목 중 절반가량이 52주간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7일 기록한 신고가 대비 5% 정도 미끄러지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저조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의 급락세를 이끈 핵심 요인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이었다.

전주까지만 해도 1.29%의 최저치를 보였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1.558%까지 치솟은 후 전날보다 0.062%p(포인트) 오른 1.546%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10bp(1bp=0.01%포인트) 이상 폭등세를 보였고, 단기 국채인 2년물 금리 역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으로,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캐시 존스 채권투자전략 책임자는 CNBC에서 "시장은 국채 금리가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낮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으며, 연준의 뒤바뀐 태도에 모두가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 금리의 가파른 오름세에 기술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 부채의 이자가 높아지며 기술주의 미래 투자 여력은 낮아진다. 이에 따라 이날 대형 기술기업 종목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애플은 2.38% 급락했고 아마존과 알파벳은 각각 2.64%와 3.72% 내렸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역시 3.66%, 1.48% 하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의 주가도 각각 3.62%와 4.48% 급락했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서 "경기 회복 둔화세와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세로 투자자들은 기술주에서 발을 빼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계속되는 공급 차질과 높은 물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등이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국제 공급망 문제 등을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에 대해 일시적이란 전망을 이어왔던 연준의 평가가 '구조적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 법안과 관련한 의회의 논의도 주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상원은 임시 예산안과 내년 12월까지 일시적으로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법안의 절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했다.

이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의회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조정하지 못할 경우 다음 달 18일쯤 미국 행정부가 디폴트 사태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유가 급등세로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브렌트 선물은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오르며 지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에 로열더치셸과 셰브런, 엑손모빌은 각각 0.77%와 0.41%, 0.94% 올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3.13% 급등한 23.25를 기록했다.
 
유럽증시·국제유가·금값, 일제히 하락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크게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 급락한 1만5260.70으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2.2% 하락한 6505.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도 2.4% 떨어진 4065.09를 기록했다. 다만, 7028.10으로 마감한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비교적 작은 낙폭인 0.5% 하락에 그쳤다.

국제유가는 최고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금융시장과 동조하며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16달러(0.21%) 하락한 배럴당 75.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35달러(1.70%) 하락한 배럴당 78.18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이날 브렌트유는 개장 초반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금값은 미국 국채 금리와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하락세를 보이며, 7주일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14.50달러(0.8%) 하락한 온스당 1737.50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0일 이후 최저치다. 반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한때 93.807을 기록하는 등 5주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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