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편지 한 통에 대만 '내홍'…친중·독립 논란 격화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1-09-27 11:26
習, 주리룬 국민당 신임 주석에 축전 "현재 정세 심각, 국가통일 협력하자" 집권 민진당 "국민당, 中 주장에 영합" 국민당, 대만 독립 반대가 주류 민심 中 이간책 분석, 대만 반중여론 관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의 주리룬 중국국민당 신임 주석에게 보낸 축전(왼쪽)과 주 주석의 회신문. [사진=중국국민당 제공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편지 한 통에 대만 여야가 극심한 내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이 편지를 받은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친중 딱지를 붙이고 공세를 가하자, 국민당은 민진당의 대만 독립 주장이 위선적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집권당인 민진당과 야당인 국민당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해법을 놓고 충돌하는 중이다.

전날 시 주석이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신임 주석(당 대표)에게 축전을 발송한 게 발단이었다.

주리룬 주석은 지난 25일 실시된 국민당 주석 선출 선거에서 45.7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자격으로 보낸 축전에서 "현재 대만해협의 정세는 복잡하고 심각하다"며 "동포의 행복과 국가 통일, 민족 부흥을 위해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주 주석도 "중국을 배척하고 반대하는 민진당의 정책 때문에 양안 정세가 위험해지고 인민들도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양안 인민은 염황(炎黃·중국인이 조상으로 받드는 염제와 황제)의 자손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회신문을 보냈다.

국민당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합의한 '92컨센서스(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되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한다)'를 중시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과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

이 같은 서신 교환에 대해 민진당 정권은 중국 공산당이 통일 전쟁과 대만 분열을 획책하는 상황에서 국민당이 스스로 먹잇감이 됐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주 주석은 대만의 주류 민심을 파악해야지 맞은편 주장에 영합하면 안 된다"며 중국 공산당이 대만해협에 긴장을 조성한 책임까지 민진당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주석은 "친중 프레임을 씌우는 상투적인 수법이 재발했다"고 지적한 뒤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를 인정하고 공동 이익을 추구함)'를 언급하며 "(양안은) 서로 이해하고 분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차이를 인정한다는 '존이'는 민주·자유 수호의 마지노선"이라며 "축전 내용으로 국민당이 정부보다 미·중·대만 3자 관계를 더 안정시킬 능력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주 주석은 주미 대표처 설치와 양안 대화 창구 회복을 공언하며 "시 주석의 축전은 중국도 평화와 대화를 희망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륙위원회를 '양안 관계 억압 위원회'라고 비난하며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게 대만의 주류 민심이자 미국과 국제 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여야의 격돌에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이간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국민당을 호의적으로 대해 대만 내 분열을 꾀하고 미국과 대만의 밀월 강화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당 입장에서는 대만의 반중 정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게 고민거리다.

양안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공약이 내년 지방선거와 2024년 총통 선거에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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