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찍고 주도 넘본다...집도 구독경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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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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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도 '소유'에서 '향유'로...집 맞춤 구독하는 2030

# 신혼부부 A씨(35)는 이사갈 집의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2개월 정도 부부가 거주할 공간을 알아보던 중 주택 구독 서비스를 접하게 됐다. 주택 구독은 패션의류나 화장품 구독 서비스처럼 매월 일정 사용료를 내면 원하는 주거 상품에서 살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동네 분위기는 물론 각 가구 내부의 형태, 조망, 실내 분위기, 편의시설 등 개인 큐레이션이 가능하고, 가구도 원하는 스타일로 직접 고를 수 있다. A씨는 "서울 시내가 바라다보이는 빌딩뷰 건물, 복층 테라스 집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는데 마침 성수동에 원하는 공유주택이 있었다"면서 "월세와 보증금, 부동산 중개수수료 비용까지 고려하면 단기임대보다 공유주택, 주택 구독 서비스가 훨씬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SK디앤디가 선보인 주거공간 '에피소드 서초 393' 전경.


구독경제 바람이 주택시장에도 불고 있다. 화장품과 의류, 식품 등 유통산업에서는 구독경제가 한창이지만 부동산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주거가 소유에서 향유의 수단으로 바뀌면서 일정 금액을 내고 원하는 주거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이 주거 분야에서도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은 오는 2025년 3000조원, 국내 구독 시장은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경제는 무료로 상품과 서비스를 나눠쓰는 공유경제와는 개념이 약간 다른데, 주거부문에서는 공유보다 구독의 개념이 더 친밀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은 사적이고 내밀한 공간이기 때문에 아직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주거를 '공유'한다는 개념이 낯설다"면서 "반면 '구독'한다고 하면 주거 문화에 대한 이용료를 지불한다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개인의 취향을 훨씬 더 세밀하게 분석한다는 점에서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SK디앤디 제공]


실제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 수업, 재택 근무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활용성 높은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더리서치그룹이 실시한 '2020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6%가 코로나 발생 이전 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주거공간 내 활동시간 증가'를 꼽았다.

주거공간에서 활동이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단순히 수면과 식사, 간단한 여가생활 정도로 한정됐던 주거공간도 질적 전환을 맞고 있다. 더 쾌적하고 잘 꾸며진 인테리어, 업무, 교육, 문화생활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공간, 편리한 주거생활을 도와주는 서비스 등 거주 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다.

주거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이 늘어나는 변화의 물결에 따라 사람들이 주거시설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주택 선택 시 '업그레이드된 시설과 서비스 및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분양가'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려 50%가 넘는 응답자가 전자를 택했다.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관심은 프리미엄 주거공간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SK디앤디(SK D&D)가 개발한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에피소드는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공간을 경험하는 데 가치를 두는 주택 구독 서비스 가운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피소드는 종합 부동산 기업 SK디앤디가 운영하고 있는 주거 브랜드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개인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올해 오픈한 에피소드 성수 101, 121는 이들 사이에서 '살고 싶은 공간'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는데, 몇몇 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임대가 완료됐다. 다음달 오픈할 에피소드 서초 393 또한 사전 상담 신청에 전체 가구수의 두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에피소드는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각기 다른 인테리어의 방을 볼 수 있으며, 방마다 주방과 화장실이 있어 입주자가 원할 때만 타인과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특히, 이케아룸, 디자이너룸 등 다양한 콘셉트룸이 마련되어 있으며, 가구 구독 서비스로 개성에 맞는 연출이 가능하다. 또한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이 곳에서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져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실제로 에피소드 성수 101의 공용공간 '에피제로(ep Ø)’에서는 소규모 음악 공연과 강연, 쿠킹 스튜디오 등의 프로그램이 상시로 열리고 있으며, 성수 121 옥상에는 반려동물 산책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두 곳 모두 피트니스 공간, 세탁실, 무인 마켓, 창고 등 1인 가구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에피소드 관계자는 "에피소드는 주거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들이 에피소드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한다"며 "에피소드에 거주하는 분들이 올 10월 오픈할 서초 393을 포함하여 앞으로 오픈할 각각의 지점에서 특화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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