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 칼럼] (13) 세계경제패권 핵심 무기는 'M&A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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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주)프론티어M&A 회장
입력 2021-09-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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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성보경 회장] 


세계 초강대국 지위에 있는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의 대결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21세기 세계는 지구촌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로 이미 진입해 있고, 각 국가들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매트릭스적으로 얽혀있어, 강대국 대결구도에 의한 분열이 일어나면 지구촌 네트워크 전체가 혼란스럽게 되는 것은 물론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대만 그리고 러시아와 북한이 위치하고 있는 동북아지역은 전세계에서 경제력이 강한 지역 중의 하나이며, 지정학적으로도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 전략과 미국의 림랜드(Rimland) 전략이 부딪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시되는 지역이다. 특히, 21세기 첨단산업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경우에는 한국의 삼성(메모리 반도체)과 대만의 TSMC(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가 전세계 반도체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전쟁에서 반드시 끌어들여야 하는 핵심적인 지역이다. 그래서 미국은 삼성과 TSMC를 자국의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게 만들어 확실한 우군을 확보한 것이다.

문제는 세계 양대 강국 간의 경제전쟁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명료한 국가전략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력은 거시적으로 보면 선진국 대열에 합류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미시적으로 분석해 보면 아직도 선진국이라 하기에는 기초체력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 이러한 와중에서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갈등과 거대 정부에 의한 시장개입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패권을 다투는 경제전쟁은 수정자본주의(Modified Capitalism) 색채가 강한 미국과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로 무장한 중국의 경제체제 대결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도 미국과 같이 수정자본주의 중심이기 때문에 정치권력의 힘이 매우 강한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경제전쟁의 최전방은 거대다국적 민간기업들이 담당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와 민간기업이 연합하여 민간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인 M&A전략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기업성장과 투자금융을 주도할 수 있는 정부와 민간기업의 M&A전략가(M&A Strategist)와 M&A전사들(M&A Warriors)이 태부족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한국정부는 M&A전략의 필요성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경제전쟁에 있어서 한국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세계패권전쟁이 경제 및 금융 전쟁이라는 뜻은 전쟁의 핵심전략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업지배권쟁탈전(Battle of Corporate Control Power)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기업이나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은 세계시장을 지배하기 위하여 또는 첨단기술을 사업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M&A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했던 GE가 주로 사용했던 볼트온 전략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볼트온 전략(Bolt-On Strategy)은 전세계 첨단기업이나 플랫폼 기업 그리고 대규모 실탄을 바탕으로 역량이 출중한 사모펀드들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M&A전략으로 인수한 기업을 다시 매각하여 차익을 실현하기보다는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해 퍼즐을 완성하여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제영역이 통합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하면 첨단기술사업군의 퍼즐을 완성한 기업이 승자가 된다. 미국과 중국의 세계패권전쟁이 가속되면 한국은 세계 각국에 있는 우량기업들과 M&A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인수자금은 현지 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때문에 고도의 M&A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M&A전략가와 M&A전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한국은 세계와의 경제전쟁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규모가 커졌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미국과 중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도 포함되며, 특히, 일본과의 치열한 동북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제전쟁은 제2의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것 또한 M&A전략가와 M&A전사들을 양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향후에 양성할 M&A전략가들은 세계경제의 판도를 읽을 수 있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지구촌 경제에 대해 지역적으로 손금 보듯이 분석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미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초국적 내지는 다국적 기업들 그리고 초국적 투자금융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어 있다. 경제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나 기업은 성장을 지속하겠지만 실패한 국가나 기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에 있는 기업들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는 M&A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 M&A전략가와 M&A전사들이다. M&A전략가와 전사들은 전세계 곳곳에서 공작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조직원이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미 M&A전사들에 의해 세계경제전쟁을 치르고 있고, 새로운 세계경제의 패자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도 M&A전사들에 의한 세계적인 기업M&A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투자금융가그룹, 거대다국적기업연합체, 민간기업들 또한 M&A전사들을 양성하여 각종의 M&A공작을 은밀하게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우리나라는 M&A전사들이 양성된 바도 없고, 정부관료들은 개념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경제전쟁은 소리 없는 총성으로 은밀하게 진행된다. 때문에 국가성장을 설계하는 통치자나 거대기업을 경영하는 총수는 경제전쟁의 실체와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M&A전쟁을 치를 수 있는 M&A전략가를 양성하여 대비해야 한다. 세계경제시장이 단일화되면 각국의 시장을 주도했던 국가들 간에 거대규모 세계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제전쟁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세계경제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태생적으로 국제투자금융자본가들과 국가권력의 연합체이다. 미국의 국가권력들은 세계패권전쟁을 주도하고, 국제투자금융자본가들은 전쟁의 승자에게 주어지는 기업 경영권을 전리품으로 쓸어 담는다.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에 참여하는 주요구성원이자 국가를 지탱해주는 세금의 원천이다. 그래서 세계경제전쟁과 국가간 기업경영권쟁탈전이 M&A전사들과 같은 조직적 집단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다.

국제투자금융자본가들이 해당국가의 경영권을 지배하게 되면, 해당기업의 국적을 다른 국가로 변경할 수 있다. 때문에 기업경영권을 빼앗긴 국가는 생존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전쟁의 내막을 파악하기 위해서 주시할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수정자본주의라는 괴물이다. 수정자본주의는 국가권력을 계속해서 강화시켜왔다. 강화된 국가권력은 부패하기 시작했고, 이들에 의해 조성된 부정한 검은 돈(Black Money)은 천문학적 규모로 커졌다. 국가권력의 부패는 멸망의 근원이며, 각국의 부패권력들에 의해 조성된 검은 돈은 택스 헤이븐(Tax Haven)의 비밀계좌에 은신처를 마련해 숨어들었고, 세계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조세피난처 국가들의 비밀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미국이 검은 돈을 조성한 자들의 비밀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세계 각국에서 검은 돈을 조성한 부패권력들은 미국과 국제투자금융자본가들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 그 이유는 검은 돈에 대한 사실이 폭로될 경우 각국의 부패권력들은 벼랑으로 추락하기 때문이다.

세계패권전쟁이 진행되면 에너지, 식량, 원자재, 전략무기, 인공지능, 플랫폼, 가상공간, 기초인프라, 반도체, 양자기술 등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을 M&A시켜야 한다. 경제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다국적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승리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거대단일시장에 대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과 경제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의 많은 국가는 이미 지구촌 경제시장에 대한 국가경쟁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중국,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은 국가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우물 안 개구리들이 통치하는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선진 각국에서는 다국적 기업과 다국적 투자금융자본이 연계해 거대기업군을 형성하는 글로벌인수합병(M&A)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M&A는 지구촌 경제시장에서 경제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제전쟁의 핵심전략이다. 세계경제가 통합되어 지구촌 규모의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각국의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공룡기업들은 필연적으로 경제전쟁에 돌입하여 치열한 생존게임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리고 대규모로 단일화된 세계경제시장은 초국적 기업과 국제투자금융자본들이 놀라운 속도로 매트릭스적 소유구조(Shares of Matrix Cross Holding)를 갖추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글로벌 M&A네트워크와 M&A전략가들은 태부족이다. 전세계 경제강국들은 M&A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비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M&A전략가가 없다는 것이다. 조선은 율곡의 십만양병설을 받아들이지 않아 임진왜란이라는 비참한 역사를 겪었고, 국제투자금융시장의 판도에 어두웠던 우리나라는 1997년 경제위기를 당하면서 IMF의 관리체계를 받아들여 엄청난 국부를 해외투자금융자본가들에게 양보해야 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견우량기업들이 KIKO에 의해 대량 도산하여 경제의 중추세력을 상실했다. 세계경제전략의 판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여 많은 기업들은 부도로 파산했고, 은행의 경영권을 비롯한 중요자산들이 헐값에 매각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교훈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프론티어 M&A 성보경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학교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및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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