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재구 홈초이스 대표 “미디어 산업 핵심 과제는 ‘사업자 자율성’ 보장”

신승훈 기자입력 : 2021-09-02 00:05
홈초이스, 국내 최초로 VOD 서비스 선봬...배급·광고·채널 등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정부 규제로 인한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약화..."미디어 정책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매체별 규제서 시장지배력 규제로 바꿔야...새로운 법 개정 미뤄지면 어려움 직면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영역까지 넘어와...'수직계열화' 콘텐츠 다양성 해쳐

조재구 홈초이스 대표이사.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디어 산업의 핵심 과제는 사업자 자율성 보장이다.”

조재구 홈초이스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 상황에서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가 규제 마인드를 벗어던지고 비즈니스 마인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에선 매체별 규제를 버리고 시장지배력을 중심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초이스는 국내 최초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선보인 회사다. VOD를 비롯해 영화 배급, 광고, 채널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미디어 그룹이다. 홈초이스는 24만편에 달하는 방대한 보유 콘텐츠를 바탕으로 OTT 사업을 준비 중이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미디어 시장의 경쟁은 이전에는 국가 단위로 이뤄졌다. 현재는 모든 미디어가 글로벌화되면서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외국 자본과 미디어가 대거 유입돼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고,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 전환기인 현 시점에 미디어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 저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최근 BTS 등 이른바 ‘한류’, ‘K-콘텐츠’ 등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콘텐츠를 통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를 잃은 측면이 적지 않다. 콘텐츠 산업은 문화·관광 등을 포함한 국가 전반의 산업과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특히 콘텐츠는 모든 산업의 가치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부는 시대 변화에 맞는 대처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정부의 적극적 정책 추진이 아쉽다는 것인가.

“정부가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면 우리의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은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일관성 있는 장기적 미디어 정책과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치적 이슈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적극적인 정책 추진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 특히 공직자의 마인드를 지적하고 싶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창조다. 자율과 창조가 없이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산업에 대한 담당 공직자들의 많은 이해가 선행됐으면 한다.”
 

조재구 홈초이스 대표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은 여러 부처의 규제를 비롯한 자료 제출 업무로 불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디어 콘텐츠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가 여러 곳인데.

“미디어 콘텐츠 관련 정부 조직은 현재 4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터넷TV(IP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담당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와 종편 보도 채널을 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신문, 애니메이션 분야 등을 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디어 관련 인수·합병(M&A) 부분을 맡고 있다. 이와 같은 행정편의적 구성으로 부처이기주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 증대 차원에서도 좋지 않은 측면이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은 여러 부처의 규제를 비롯한 자료 제출 업무로 불편이 적지 않다. 이것은 사업자를 위한 행정 서비스가 아니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갖춘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흔히 이야기하는 북한,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검열, 규제가 많아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정책 기조와 규제 완화로 영화 산업, 문화 산업이 활기를 띠게 됐다. 즉, 콘텐츠·문화 산업은 규제의 많고 적음에 따라 발전 정도가 달라지는 특수한 산업이다.”

-권위주의 행정이 남아 있다고 보는가.

“군사 권위주의 정권은 없어졌지만, 권위주의 행정은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 같은 문화가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지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이 미디어 콘텐츠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기술의 변화, 소비자의 이용 패턴에 맞게 규제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국민과 사업자의 눈높이에 맞는 규제와 정책이 나올 때다.”

-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가.

“미디어 규제는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매체별 규제를 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종편, 보도뉴스, SO, PP 등으로 분류해 규제를 하고 있다. 매체별 규제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력을 중심으로 규제를 한다. 이제 미디어도 매체별 규제가 아닌 시장지배력을 중심으로 규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넷플릭스가 이미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디즈니플러스도 국내에 오게 되는데, 관련된 규제와 법 개정이 미뤄지면 국내 미디어 시장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OTT를 규제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에는 OTT에 대한 규제가 없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자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실상 매체 영향력은 신문, 출판을 합한 것보다 크다.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큰 광고수익도 거두고 있다. 특히 방송법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반대로 아주 작은 PP인 바둑, 드라마 채널, 시니어 채널 방송사업자 등에게는 의무가 부과되고 있다. 행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법 제도를 고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미디어 산업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조재구 홈초이스 대표는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까지 영역을 넓혀 수직계열화하는 모습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디어 업계 내부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까지 영역을 넓혀 수직계열화하는 모습이 적지 않다. 대기업은 물론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플랫폼과 PP까지 인수하면서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잘못하면 콘텐츠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또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방송 채널은 자칫 잘못 관리하면 일반 상품의 매점매석처럼 불공정이 난무할 수 있다. 방송 채널은 국가의 자원이기도 한 만큼 세밀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홈초이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홈초이스는 VOD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회사다. 최근 미디어 시장에서 주목 받은 OTT도 VOD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디바이스(장치)가 TV인지, 모바일인지 차이일 뿐이다. 홈초이스는 최초 VOD 사업자로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 변화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구상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다른 분야의 사업자들이 콘텐츠 사업이나 OTT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100’만큼의 자본과 노력이 필요하다면, 홈초이스는 ‘1~20’ 정도의 노력만 들여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홈초이스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올해 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케이블TV 가입자의 80% 정도가 시니어 층이다. 시니어 층을 겨냥한 질 좋은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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