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미가입자 1300만명…당장 보험금 줄어들 듯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형석 기자
입력 2021-08-26 18: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실손보험 미가입자 1300만명…당장 보험금 줄어들 듯

  • 보험업계, 적자 주범 비급여 대책 전무…"실효성 없다"

금융당국이 실손보험의 적자 해소를 위해 상해 입원과 통원 시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의 수술비 지급 한도 축소를 추진하면서, 실손의료보험 미가입자의 보장 혜택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손보험 미가입자가 1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도 축소 실효성은 의문…절판마케팅 우려도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제한이 실손보험의 적자 감축에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해 입‧통원 수술비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소액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상해 입‧통원 수술비 보장 상품인 통원일당의 경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최대 20만원에 불과해 실손보험과 중복 청구 부담이 적다.

반면,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축소의 부작용은 크다. 중복 청구가 불가능한 실손보험 미가입자의 보험 혜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900만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5200만명 중 75%에 달하지만,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25%(약 1300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의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축소가 본격화되자 절판마케팅 부작용도 우려된다. 앞서 실손보험 등 기존보다 보장을 축소한 새 보험상품 출시를 앞두고 절판마케팅이 성행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까지만 판매된 3세대 실손의 경우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이 상반기 중 신규 판매한 3세대 실손보험은 167만1850건에 달했다. 반면, 지난 7월 4세대 실손보험 판매량은 5만2108건에 불과했다.

절판마케팅의 경우 기존보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새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매번 불완전판매 지도를 강화하기도 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영업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축소 이슈는 설계사의 절판마케팅의 좋은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보험사의 규제가 강화된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번 한도 축소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실손 적자 주범 비급여 대책은 빠져

보험사들은 정작 실손보험의 적자 주범인 비급여 관리 대책이 빠진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실손보험 문제가 상해 입‧통원 수술비 한도 축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실손보험 적자는 비급여 확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백내장 수술·도수치료 등 건강보험이 미적용된 비급여 진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10개 손보사의 백내장 관련 지급보험금 규모는 2018년 2490억원에서 2019년 4255억원, 지난해 6374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481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042억원)보다 무려 58.2% 증가했다.

백내장 환자가 급증하면서 백내장 수술을 악용해 보험 사기를 저지르는 사례까지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백내장 수술 보험금 수령자(44만6000명) 중 보험사기 전력자는 1만7625명으로 전체의 3.8%에 달했다. 보험사들이 백내장 수술 보험사기의 혐의를 잡아 금감원에 보고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혐의 보고는 69건으로 2018년(39건)보다 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혐의 금액은 26억원에서 205억원으로 688% 늘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당국의 조치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며 "실손보험과 상해 입‧통원 수술비 상품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책에는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인 비급여 관리 방안은 모두 빠져 있다"며 "당국이 문제의 본질은 개선하지 않고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만 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