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격·디자인·친환경...3박자 갖춘 소형 SUV 전기차 '푸조e-2008'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진희 기자
입력 2021-08-31 0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푸조 SUV 라인업 첫 전동화 모델... 보조금 받으면 3000만원대

  • 내부 인테리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 2열 접으면 골프백 4개도 거뜬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가 지난달 100만대를 넘었다. 국내에 등록된 전체 차량의 4% 수준으로, 이를 기점으로 해 친환경차 시장은 더욱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각국 정부, 완성차업체, 소비자 등 자동차 시장의 주요 결정자들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변화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성능만 따지면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을 앞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완성차업체들이 개성 넘치는 모델까지 쏟아내고 있다.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이 조금 부담이지만, 이 또한 정부의 지원 등으로 소비자의 눈높이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약진하는 모델이 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푸조의 ‘푸조e-2008’이다. 푸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첫 전동화 모델로, 개성과 성능·경제성·친환경성까지 모두 갖춘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각종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3000만원대(서울시 기준)에 구매할 수 있으니, 국내 소비자의 눈에 들 만하다. 실제 국내 출시 초기 월간 한 자릿수의 판매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두 자릿수를 꾸준히 유지하며 입소문을 타고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푸조e-2008’. [사진=푸조 제공]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 파주와 양평 등지를 돌며 300㎞ 넘는 거리를 시승해봤다. 일단 프랑스 자동차 명가인 푸조의 감성이 담긴 만큼 첫인상은 누구나 한번쯤 돌아볼 만할 정도로 개성과 품위가 있었다.

올 뉴 푸조 2008에 기반했지만, 전기차임을 나타내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도 했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나가는 가로 패턴의 전기차 전용 전면 그릴을 적용한 게 대표적인 예다. 그릴 중앙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보이는 전기차 전용 푸조 라이언 엠블럼도 넣었다. 좌우 펜더와 트렁크에 전기차 전용 ‘e’ 모노그램도 추가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운전자석 시점에서의 맞춤형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체 공학적이었다. 푸조 관계자는 실제 3차원(3D) 아이-콕핏을 적용해 이 같은 효과를 노렸다고 했다. 메인 디스플레이도 운전자 방향인 좌측으로 살짝 틀어져 일관성을 보여줬다.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도 눈에 띄었다. 토글스위치에는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들을 물리 버튼으로 담아 운전자를 배려했다는 게 느껴졌다.

소형급 SUV이지만, 공간도 충분히 나왔다. 1열의 경우 세단처럼 편안했다. 다만 2열은 평균 키 이상의 성인에게는 다소 좁은 감이 있었다. 적재 공간은 기본 434ℓ로 2열을 접을 시 최대 1467ℓ까지 확장됐다.

캠핑을 위한 완전한 장비(텐트 등 포함)를 넣기에는 다소 좁았으나, 1~2일의 차박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듯했다. 실제 키 180㎝의 기자가 직접 2열을 접고 누워보니 딱 맞았다. 한 명 정도 더 누울 수 있는 공간도 남았다.

골프백을 넣어 보니 2열을 접은 상태에서 4개도 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운동을 나간다고 했을 때는 3명까지 빠듯하게 가능할 듯했다. 2열 좌석 하나를 접은 상태에서 골프백 3개까지 실렸다. 푸조e-2008의 전장은 4300㎜, 전폭은 1770㎜, 전고는 550㎜이다.
 

‘푸조e-2008’. [사진=푸조 제공]
 

주행성능도 좋았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원하는 만큼 달리고, 멈췄다. 전기차인 만큼 시동을 켰는지도 모를 정도로 소음이 적었으며, 주행 중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차체가 낮아 중형급 SUV를 탔을 때 확보되는 시야감은 없었다. 푸조e-2008의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 26.5㎏·m이다.

다양한 안전과 편의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돼 운전자를 도왔다. 차선 이탈 방지(LKA) 어시스트,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제한 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 후방 카메라와 후방 파킹 센서 등이다.
 

서울 마포구의 상암월드컵경기장 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푸조e-2008’를 95%가량 충전 후 충전기에 표시된 주요 정보. [사진=유진희 기자] 
 

위기도 있었다. 운전의 재미에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주행가능 거리가 40㎞ 정도 남은 것이었다. 문제는 아직 전기차 충전소가 충분하지 않고, 갖춰졌더라도 고장 난 기기가 많아 제때 충전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잠시 빌려서 타다 보니 제대로 된 전기차 충전소 정보가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다행히 계기반에서 표시하는 주행가능 거리는 40㎞ 정도였으나, 절전모드를 적용하니 주행 중 오히려 다시 늘어났다. 아쉬운 것은 아직 기술의 한계인지 정확한 주행가능 거리를 표시하지 못할 때가 많다 보니 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주행가능 거리가 20㎞ 정도 남았을 때 서울 마포구의 상암월드컵경기장 내 전기차 충전소를 찾을 수 있었다. 10기(급속 7기+완속 3기)가 설치돼 있었는데 3기는 수리 중이었다. 남은 급속 충전기로 10분 정도 충전하니 주행가능 거리가 50㎞로 늘어났다. 60분 정도 지나니 배터리 총량의 90% 넘게 충전이 됐다. 

완전 충전 후 계기반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270㎞였으며, 비용은 1만1000원가량 나왔다. 공식적으로 푸조e-2008은 50kWh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 충전 시 국내 기준으로 237㎞(WLTP 기준 310㎞) 주행할 수 있다. 실제 주행가능했던 거리는 정체구간도 많았으나 280㎞ 정도가 나왔다.
 

‘푸조e-2008’. [사진=푸조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