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낮추고 중단하고…하반기 '대출 한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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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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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금융권의 대출절벽 현상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 각종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은행들이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하며 총량 관리에 나선 영향이다.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관련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서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자금난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대출 조이기 나선 은행들··· 신규 취급 속속 중단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 대출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세자금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 등 부동산대출이다. 신규는 물론 증액, 재약정도 불가능하며 토지·임야 등 비주택 대출도 오는 11월 30일까지 중단된다. 시중은행이 부동산 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관련 신규 취급을 축소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9월까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우리은행은 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3분기 한도를 모두 소진한 데 따른 조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며, 기존 전세대출 신청 취소 등에 따라 한도 여력이 생기면 추가 취급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최근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으며, 오는 30일부터는 해당 상품의 우대금리도 조건별로 0.2~0.3% 포인트 축소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신규 취급을 축소하고 나선 데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의 작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0%로 지난 4월에 이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3월 8.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4월엔 10%, 5~6월에도 9%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6조원 넘게 폭증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났는데,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89조5837억원으로, 지난해 말(473조7849억원)보다 15조원 넘게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잡고 있는데, 일부 은행은 이미 이를 넘어선 상황이다.
◆추가규제 나선 금융당국··· 서민 대출 대란 예고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에 더해, 금융당국도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 담당자를 불러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연봉의 2배’에서 ‘연봉 이내’로 절반가량 낮추라고 지시했다. 마이너스 통장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도 예고한 상황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최근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한 내부 논의에서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차주별 DSR 규제 강화 일정이 적정한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을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와 연소득에 관계없이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DSR 40%를 적용하고 있다. 이후 내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2023년 7월부터는 1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차주별 DSR 40%를 적용할 예정인데, 금융권에서는 이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실수요자, 서민들이 대출절벽으로 내몰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은 물론 2금융권까지 대출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가뜩이나 대출 창구가 좁아진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19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2.96~4.01% 수준으로 지난해 7월(1.99~3.51%)보다 1% 포인트가량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 제공 폭을 줄이고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지만 대출 수요는 여전하다"며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제한적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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