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L 급부상] ③빅테크 BNPL 맹공에도 카드업계 반응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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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입력 2021-08-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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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 획기적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 어려워

  • 6%대 가맹점 수수료…서비스 확신 ‘걸림돌’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BNPL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결제 시장은 BNPL이 주목받는 미국이나 영국, 호주와 달리 이미 신용카드 문화가 발달해 있어 BNPL이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구조상 빅테크 기업이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도 어렵고 기존 결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도 없다는 판단이다.

BNPL은 엄청난 혁신처럼 보인지만, 핵심은 무이자 할부결제 서비스다. BNPL 취급 업체가 가맹점에 물건 값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이용자들이 BNPL 업체에 대금을 나눠서 내는 구조다. 주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외국의 MZ세대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이 BNPL 결제방식을 도입한 업체가 거의 없는 상태다. ‘소비의 미학’ ‘로마드’ 등 일부 업체가 BNPL 결제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해당 플랫폼의 규모나 회원 수가 적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가 BNPL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 위한 실험에 들어간 게 가장 큰 관련 이슈다. 카카오페이 역시 모바일 후불형 교통카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이미 T머니가 대중화된 상황이어서 향후 서비스 대중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는 빅테크 기업의 BNPL 실험이 말 그대로 실험 정도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BNPL의 본질은 무이자 할부서비스인데, 이미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가 활성화한 상태이다 보니 특별한 경쟁력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맹점에 상대적으로 높은 6%대의 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BNPL 모델을 도입하려는 가맹점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서비스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시장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지출의 75%가 신용카드로 이뤄진다”며 “BNPL을 굉장한 혁신처럼 얘기하지만, 본질은 카드사가 제공하는 무이자할부 서비스다. 심지어 카드사의 무이자할부 제도는 너무 잘 정착돼 있다”고 말했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인 구조는 신용카드 할부서비스랑 크게 다르지 않다. 신용카드 문화가 잘 발달한 한국에서는 큰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면서도 “빅테크 기업은 실험 수준으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플랫폼과 다수의 고객을 보유한 만큼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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