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육상 신기록’ 우상혁 “잃을 게 없어 즐겁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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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8-0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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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이 좋아야 높이도 잘 뛰어진다" 긍정 기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쓴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나는 잃을 게 없어서 즐겁게 뛰었다"며 넘치는 기운을 발산하며 돌아왔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오른 우상혁은 3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림픽 전까지 개인 최고 기록이 2m31이었던 그는 무려 4㎝를 더 높이 뛰었다.

팬들과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들의 환대를 받은 그는 힘차게 "충성!"을 외치고는 "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은 것 같아 편안한 마음이다. 홀가분하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상혁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상혁은 신기록 비결로 '정신 승리'와 '정신적 지주'인 코치의 가르침을 비결로 꼽았다. 6월 29일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채워 극적으로 도쿄행 티켓을 따낸 그는 "(올림픽도) 6월에 막차를 탔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모든 걸 내려놓고 코치님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되더라"라면서 "편하게 뛰니까 기록이 경신됐고 올림픽도 '놀러 가자, 즐기자'는 생각으로 평온을 찾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우상혁은 "항상 높이뛰기를 재밌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분이 좋아야 높이도 잘 뛰어진다. 몸에 그렇게 배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잃을 게 없어서 즐겁게 뛰었다"면서 "다른 경쟁자 친구들은 가진 것도 많고 세계 랭킹도 높은 선수들이었는데, 나는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2m33은 뛸 수 있을 것 같았고, 2m35에서 승부를 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관중에 리듬 박수를 유도했는데, 순간 전율이 흐르더라. 소름이 돋자마자 달렸고, 첫발을 딛는 순간 넘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상혁은 "다음 올림픽이 3년 남았다. 지름길로 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면서 "천천히 한발 한발 준비하겠다. 예전엔 동메달이 목표였는데, 뛰어보니까 금메달도 가능하겠더라. 없었던 자신감이 불타올랐다"고 힘줘 말했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부담감과 중압감이 컸을 결선에서도 스스로 '레츠 고'(Let's go), '올라타자'고 주문을 걸며 활짝 웃었고, 심지어 2m39에 실패하고도 "괜찮아!"라고 크게 외쳤다.

그 덕분일까. 우상혁은 결선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를 24년 만에 깨고 침체해 있던 한국 육상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다.

우상혁과 김도균 한국 육상 도약종목 코치(42)는 한국 신기록 포상금 2000만원씩을 받는다. 대한육상연맹은 '2020년 6월 11일 시행한 한국 신기록 포상금 지급 기준에 따라 우상혁과 김도균 코치에게 2000만원씩 지급한다'고 밝혔다.

육상연맹은 '세계육상연맹의 랭킹 포인트'를 기준으로 '세계 수준에 더 접근한 한국 신기록'의 포상금 액수를 높였다. 세계정상권에 가장 근접한 한국기록은 골드로 정해 선수와 지도자에게 2000만원을 지급한다. A기록은 1000만원, B기록은 500만원, C기록은 300만원 순이다. 2000만원을 받은 선수와 지도자는 우상혁과 김도균 코치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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