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택 실종시대…수도권 중위 집값 10개월새 1억원 올라

신동근 기자입력 : 2021-08-02 06:0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다세대주택과 아파트가 섞여 있는 광진구 주택가 모습. [사진=아주경제DB]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아파트, 단독, 연립 등 주택의 중위 매매가격도 6억원을 돌파하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택 절반이 '보금자리론'의 한도를 넘게 됐다.

1일 KB부동산 시계열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6월 5억9203만원보다 873만원 오른 6억7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5억원대에 진입한 지 10개월 만에 1억원이 오른 것이다.

6억원은 서민 주택 시장에서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금액이다. 서민들을 위해 비교적 저리로 제공되는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중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컸지만 단독주택, 연립, 오피스텔 등 가격도 모두 올랐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767만원에서 7억4110만원으로 1억3343만원(21.95%) 올랐다. 단독주택도 5억7812만원에서 6억1022만원으로 3210만원(5.55%) 뛰었으며 연립은 2억73만원에서 2억1863만원으로 1790만원(8.91%) 가격이 상승했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서울 7.49%(2억6362만→2억8338만원) △경기 20.91%(2억2276만→2억6936만원) △인천 12.63%(1억3129만→1억4788만원) 올랐다.

업계는 비싸진 아파트를 따라 연립·단독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가격도 같이 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며 자금이 부족한 주택 실수요자가 단독이나 연립,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움직이고 있다"며 "비아파트 수요가 늘며 가격도 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독주택 등 저층 주거지는 최근 정부의 저층 주거지 재개발 촉진기조에 따라 투자수요가 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파트 거래량은 줄고 단독·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거래량은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0년 7월~2021년 6월 서울의 단독·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총 7만3920건으로 2년 전(2019년 7월~2020년 6월) 6만5415건보다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건수는 오히려 9만8694건에서 6만3548건으로 55.3% 줄었다.

서 교수는 "비아파트들은 아파트보다는 아무래도 주거환경이 떨어지는 편"이라며 "서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앞서 4억원대에서 5억원대까지 오르는 기간은 지난 2017년 12월(4억59만원)에서 2020년 9월(5억751만원)로 약 29개월이었다.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오른 기간은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수도권 중위주택 가격이 3억1792만원이었기 때문에 최소 9년 이상 걸렸다.
 
중위소득이 대출 포함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 5.6% 불과···경기도는 40%
이런 상황에 대출을 포함해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3분위)가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4년간 27만 가구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서울 중위소득 가구 월 소득은 510만원이며 해당 가구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서울에서 구입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은 7만9000여 가구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KB부동산은 소득을 기준으로 '구입가능한 아파트'를 계산해 분기마다 발표한다. KB부동산이 말하는 구입가능한 아파트란 중위소득 가구 지출가능 주거비용(월 소득 33%)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다. 만약 1분기 중위소득 가구별 월 소득 510만원으로 해당 가구의 지출가능 주거비용을 계산해 보면 168만원이 나온다.

지출가능 주거비용인 168만원(원금+이자)으로 매달 대출금을 갚는다고 가정하고 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LTV 70% 적용)을 받을 경우 최대 4억4235만원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다. 다만 주택자금 밑천 1억3270만원(LTV 제외 30%)은 따로 필요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현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7년 1분기 기준 중위소득(월 448만원)으로 구입 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이 35만5000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27만5000가구나 급감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는 약 134만2000가구에서 140만 가구로 소폭 늘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1분기 기준 4억4235만원 이하 아파트는 7만9000여 가구가 있다. 전체 140만 가구 중 5.6%를 차지한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중위소득(427만원)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은 4억943만원으로 계산됐으며 경기도 전체 260만6000가구 중 40.2%를 차지한다. 2017년 4월과 비교하면 131만9000가구에서 104만9000가구로 27만 가구 줄었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은 KB부동산이 책정한 조건과 기준을 근거로 계산했다. 만약 서울을 비롯한 투기·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되는 LTV 40%로 계산하면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는 더 줄어든다.

또한 올 3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는 4%, 경기도 아파트는 6.59% 올랐다. 2분기 소득이 1분기에 비해 5% 이상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중위 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더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소득 상승률을 크게 상회한다"며 "실물경기가 침체해 소득은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집값만 급등해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집값만 문제? 지금 전셋값은 4년 전 집값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번 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 중위가격은 6억2240만원이다. 4년 전 2017년 7월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6억2888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2017년 7월 전셋값은 4억1459만원이었다.

전셋값도 집값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이 3억원에서 4억원으로 뛰는 데는 2년 6개월,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오르는데는 4년 9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5억원에서 6억원까지 오르는데는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된 후 전셋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7월 4억6931만원을 기록했다. 3년간 5472만원 오른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1년간 이에 3배에 달하는 1억5564만원 뛰었다. 그만큼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달 수도권 주택의 전세 중위가격은 3억4316만원으로 4년 전 수도권 주택 매매 중위가격(3억8334만원)과 4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그러나 최근 10개월간 수도권 전세 중위가격은 4841만원 올랐기 때문에 금세 따라잡힐 가능성이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셋값의 급격한 상승은 그간의 매매가격 상승에 더해 새 임대차법 등 영향도 있다"며 "'물량 앞에 장사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정부가 제시한 공급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민간의 주택공급 역할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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