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상반기 벤처투자 사상 첫 3조원 돌파...‘정책·유동성·생태계 성장’ 3박자 쾌거

신보훈·이나경 기자입력 : 2021-07-29 06:00
100억 이상 투자·민간 출자 늘어...“질적 성장 긍정적” 혁신 기업 발굴하는 벤처투자, 세계적 흐름 “민간 투자 인센티브·세제 혜택 늘려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다. 벤처펀드 결성액 또한 2조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한국의 벤처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인재 유입→창업의 질 향상→민간 투자 증가’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벤처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되,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창업기업 세제 혜택 등을 도입해 혁신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세계적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ICT 덕에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실적 또 사상최대

중기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 상반기 벤처투자 실적(단위: 억원). [표=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3조7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6%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액(4조3045억원)의 70%를 달성했다.

상반기 투자의 키워드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 비대면 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정보통신분야(ICT)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보다 3833억원 늘어난 7953억원을 차지했다. 전자상거래 중심의 유통·서비스 업종 투자 또한 크게 늘면서 6457억원을 차지했다. 8066억원이 투자된 바이오·의료 업종은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투자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 투자자금인 벤처펀드 결성액도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137개 펀드가 총 2조7433억원을 결성하면서 지난해 대비 131%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에 약 55% 수준이었던 모태펀드 출자 비중은 올해 상반기 30%대로 감소해 민간 자금의 비중이 증가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모태펀드 재정투입과 민간자금이 확대되면서 벤처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며 "보통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투자가 더 몰리는 걸 고려하면 올해 벤처투자액은 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예산 투입을 늘리는 등 노력을 많이 했는데, (벤처투자 최대 실적은) 이런 노력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창업에 도전하는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투자 재원도 증가하면서 한국의 창업 생태계 자체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이런 기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공공 부문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0억 투자유치 기업도 61곳 ‘역대 최대’

이번 벤처투자·펀드결성 실적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1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 증가와 민간 출자의 급증이다.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중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61개사로, 지난해 대비 약 2.5배 늘었다. 벤처펀드 출자액 중 민간 투자자 출자액은 1조9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저금리·유동성 장세의 장기화와 모태펀드 등 공공 출자금의 마중물 역할,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높은 기대 수익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태성환 넥스트드림엔젤클럽 회장은 “저금리가 계속되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다 보니 민간에서도 성장률이 높으면서 수익성 좋은 자산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제도권에 들어와 있지 않은 비상장 벤처 기업들에 그 기회를 찾으려는 것”이라며 “4대 금융지주사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고, 일반 개인 투자자도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속적인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상장 기업 투자에 대한 투자금 회수 구조를 다양화하고, 개인투자조합·엔젤클럽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2의 벤처붐, 지속가능성이 과제"··· "현장중심 지원책 필요"

벤처투자 확대를 위해 창업기업 지원책을 현장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펀드의 존재 이유가 혁신 벤처기업 투자에 있는 만큼, 벤처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 확대가 벤처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지원은 정권의 변화나 정치권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연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벤처 육성은 실적 자랑이나 생색내기로 흘러가면 안 된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직원들의 4대 보험료 완화 등 창업 초기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늘려가야 한다”며 “벤처 정책은 일자리 창출과 혁신 기업 육성을 위해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정권 변화에 관계없이 벤처 생태계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보훈·이나경 기자  bb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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