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릿고개 넘자…면세점 3색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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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7-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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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MZ세대 겨냥 온라인 플랫폼 개편

  • 신라, 중국 하이난 면세시장 진출 MOU

  • 신세계, 강남점 문닫고 디지털전환 집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면세점들이 저마다 생존전략을 찾아 나섰다. 정부 지원책을 호소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면세점의 매출은 7조1126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월(9조6995억원)과 비교하면 26.7% 감소했다. 

국내 1위 면세업자인 롯데면세점은 27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전면 개편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겨냥해 상품 소개 화면을 기존의 상품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형 잡지 방식으로 전환했다. '라이브' 페이지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직접 선발한 쇼호스트가 실시간 면세품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

모바일 앱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한 뒤 가상으로 선글라스를 써 볼 수 있는 가상 피팅 서비스도 도입했다. 300여개 상품을 AR로 체험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가상 체험 공간도 선보인다. 설화수 매장 내부 모습을 360도로 둘러보면서 전시된 상품을 클릭하면 롯데인터넷면세점으로 연결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초(超)개인화 시대로 가고 있다"며 "고객 개개인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상품, 이벤트, 콘텐츠 등의 추천을 통해 보다 고도화된 면세점 쇼핑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롯데면세점 해외점의 물류 인프라 및 상품 소싱 역량을 발판삼아 업계 최초로 해외 직구(직접 구매) 사업에 뛰어들며 '트래블 리테일러'로 변신을 선언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모바일 앱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선글라스 가상 피팅 서비스.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신라면세점은 '중국판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하이난성 면세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현지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손잡고 합작 법인을 세워 상품 공급부터 시장 개발, 인적자원 교류까지 나선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특히 하이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면세점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의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하이난 지역은 현지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면세시장 침체 속에서도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이난 지역 면세점 매출액은 온라인 매출을 포함해 320억위안 이상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HTDF는 지난해 하이난관광투자발전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시내 면세점이다. 신규 사업자이기 때문에 상품소싱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1위 면세업자인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 대비 카테고리 믹스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글로벌 메이저 면세점 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하다. 신라면세점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이 점을 파고 들겠다는 복안이다. 

[사진=호텔신라 제공]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히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소싱 능력에 있어서 호텔신라는 압도적"이라면서 "호텔신라는 그동안 태국·캄보디아·일본·마카오 등지에서 시내면세점 합작 법인을 세우고 운영해본 전력이 있고, 홍콩과 싱가폴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하이난 면세점 사업화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지난 17일 강남점의 문을 닫았다. 개별 관광객을 겨냥해 강남 시대를 열었지만, 연간 150억원의 임차료 부담에 매장 운영을 포기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신세계 측은 "코로나19 장기화 속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대신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 강화에 돌입했다.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상 캐릭터 '심삿갖'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비대면 소통의 시대가 열린 만큼 공식 SNS 채널을 트렌드를 선도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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