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전망] 주춤하는 건설주…하반기 분양·해외수주로 재상승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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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07-2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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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건설 올해 53% 급등 건설주 상승 주도

  • 실적 컨센서스 악화 불구 하반기 기대감 여전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건설주가 상반기 들어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고점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권 건설사들의 주가가 적게는 10%대부터 많게는 50% 이상 상승했지만 실적이나 미래 가치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다만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 분양이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고 해외 수주도 증가할 전망이어서 건설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 건설주, 올해 들어 코스피 대비 상승률 높아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137.2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106.2포인트 대비 31.03포인트(29.2%) 상승한 수치다. 코스피 건설업 지수 구성 종목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한전KPS △DL건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삼부토건 등이다.

반면 같은기간 코스피는 2873.47포인트에서 3254.42포인트로 380.95포인트(13.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만 단순 비교할 경우 건설주가 코스피 대비 두 배 이상 더 오른 셈이다. 다른 지수와 비교해봐도 건설업의 상승률은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건설업보다 상승률이 높은 테마는 비금속광물(39.76%)과 철강금속(37.21%), 서비스업(34.71%), 기계(33.75%), 통신업(32.01%)뿐이다. 이마저도 상승률이 건설업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건설주가 투자자들의 상반기 '효자' 종목이었음은 분명한 상황이다.

지수 상승은 현대건설이 견인했다. 지난해 말 3만7450원이었던 현대건설 주가는 23일 5만7300원으로 마감하며 1만9850원(53%) 급등했다. 상반기에만 18조3904억원을 수주하며 75조6520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한 점이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대우건설도 같은 기간 주가가 4985원에서 7310원으로 2325원(46.6%)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세와 함께 최근 진행 중인 매각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되면서 최근 주가는 약세다.

◆ 2분기 실적 앞두고 '주춤'…'어닝쇼크'도

상반기 들어 승승장구하던 건설주 주가는 최근 부진한 모양새다. 건설업 지수 종가가 지난 6일 142.71포인트에서 23일 137.23포인트로 5.48포인트(-3.83%) 하락하면서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분은 50.79포인트(-1.53%)에 불과했다. 건설업은 운수창고업(-6.68%)과 의료정밀(-4.2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건설주가 고전하는 배경으로는 상반기의 높은 상승률이 지목됐다. 주가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상승세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증시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점도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전망치)가 약세인 점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된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는 대우건설뿐이다. GS건설은 영업이익이 1651억원에서 1454억원으로 11.9%, HDC현대산업개발은 1473억원에서 1156억원으로 21.5% 감소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분할로 인해 지난해 자료가 없다.

2분기 2224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됐던 현대건설은 23일 실적발표 결과 영업이익이 1409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에 직면했다. 어닝쇼크의 원인은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프로젝트의 발주처가 계약이행보증금 회수를 실행하면서 809억원이 매출에서 차감됐기 때문이다. 회수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2분기 영업이익은 2218억원에 그치며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었던 만큼 건설사들의 실적이 높아진 주가를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는 주가에 드러났다. 23일 장중 5만7500원으로 올랐던 현대건설 주가는 실적발표 후 장중 한때 5만4200원으로 급락했다.

◆ 상반기 분양 부진도 '빨간불'

부진했던 상반기 분양도 복병이다. 각 건설사와 KTB증권 등에 따르면 상장된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상반기에 연간 분양 목표치의 절반을 달성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분양 물량이 연간 목표치 1만6000가구의 17.7%인 2846가구에 그쳤다. 대우건설은 8343가구를 분양하며 연간 목표치(3만4791가구)의 23.9%를 달성했고 DL이앤씨는 4780가구를 분양하며 목표치(1만9293가구)의 24.7%를 분양하는 데 그쳤다. GS건설은 1만581가구(33.4%), 현대건설은 1만3674가구(40.3%) 등이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갈등으로 인해 상반기 분양물량 중 일부 단지의 공급 일정이 지연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로 인해 사업 주체와 당국 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분양 일정이 지연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3~6월 예정 물량 10만7816가구 중 실제 분양 물량은 6만593가구에 그쳤다.

◆ 하반기 분양 증가·해외수주 재개로 재상승 가능할까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분양과 해외 수주가 증가하면서 건설주가 다시 상승랠리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전국 분양 물량은 16만500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7% 증가한 수치"라며 "연간 분양 물량은 39만 가구를 기록하면서 공급 증가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주택시장 규제 흐름은 선거철이 다가오면 동력이 약해진다. 실제로 정부는 재건축 단지 실거주 규제를 철회했다"며 "주택 가격 상승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의 지방 분양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은 해외발주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배럴당 48.25달러였던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배럴당 72.07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건설 발주가 대거 지연됐던 점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과 경제 정상화가 대규모 발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장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동지역 대형 업스트림 입찰 마무리가 집중될 전망"이라며 "2022년부터는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입찰도 본격화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연간 목표량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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