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72년 공동경영, 3세 승계에 무너지나...장家 공세에 내몰린 최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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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7-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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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영풍그룹을 설립한 후 72년째 이어온 공동경영이 3세 승계를 맞이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2세 경영인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세 자녀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장혜선 씨 등 장씨 일가는 2019년부터 영풍그룹과 핵심계열사들의 지분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회장 일가의 이 같은 행보가 최씨 일가를 배제한 3세 승계를 이루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장세환 대표는 지난 9일 서린상사의 지분 2만4360주를 취득했다. 1주당 취득 단가는 87만9226원으로 장세환 대표는 214억1800만원을 지분 취득에 사용했다. 이로 인해 장 대표가 가진 서린상사의 지분율은 7.85%가 됐다.

서린상사는 지주사 ㈜영풍이 고려아연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비철금속 및 케미컬 전문 계열사다. 지난해 말 기준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 27.49%를, 고려아연은 영풍의 지분 49.97%를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장형진 회장이 고려아연의 지분 10만8100주를 446억4500만원에 취득했다. 주식 취득 후 장 회장의 지분율은 27.49%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장혜선 씨가 계열사 테라닉스의 지분 182만2019를 328억2400만원에 사들였다. 취득 후 지분율은 41.62%다. 같은 날 장세준, 장세환 대표도 테라닉스 지분을 각각 67만4021주, 30만1080주를 취득했다. 지분율은 각각 10.03%, 14.51%다.

테라닉스는 영풍이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지분율 39.8%)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로 인쇄회로기판 제조를 주업으로 한다. 코리아써키트가 50.09%를, 영풍이 41.62%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9년에는 장형진 회장이 서린상사가 보유하고 있던 영풍의 지분 10.46%를 전부 인수했으며, 지난해 6월과 9월에는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11.5% 중 9.18%를 씨케이에 넘겼다. 씨케이는 장 회장의 세 남매와 부인 김혜경 씨가 지분 100%를 나눠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 밖에도 장씨 일가는 영풍개발(15.5%), 에이치씨유(1.6%)를 통해서도 영풍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장씨 일가와 이들 계열사의 지분을 합하면 55.6%에 달한다. 최씨 일가가 보유한 영풍 지분은 13.3% 수준이다.

장씨 일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재계에서는 장형진 회장이 지주사 영풍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핵심 계열사들은 세 남매의 지배력을 강화해 영풍을 장씨 일가 기업으로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일가가 분리할 경우 20년째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기업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에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장씨 일가의 손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씨 일가가 직접적으로 보유한 고려아연의 지분은 5%대에 불과하지만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을 장씨 일가가 확보한 만큼 최씨 일가에 알짜회사를 넘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허 씨, 구 씨 일가와 달리 영풍의 장 씨, 최씨 일가의 마무리는 좋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이미 영풍은 장씨 일가 3세에게 떨어졌다고 판단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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