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KFC' 위생 불감증에 '뭇매'…"먹으면 배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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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7-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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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 프랜차이즈 화라이스, 당국 조사받아

  • 세제 묻은 치킨 팔고, 냉장고엔 파리 득실

  • 공식사과에도 비난 들끓어, 불매 움직임도

  • 中 매장만 1만4000여개, 위생사고 단골손님

중국의 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화라이스 매장. [사진=바이두 ]


'중국판 KFC'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화라이스(華萊士)가 충격적인 위생 불감증으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의 소환 조사에 따른 추가 제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웨이보에 올라온 6분 분량의 화라이스 매장 잠입 동영상이 화제다.

해당 동영상은 화라이스의 베이징 훠잉점에서 촬영한 것으로, 식품 안전·위생 문제와 관련한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동영상을 보면 주방 청소를 하는 동안 세제가 치킨을 조리하는 기름에 튀는가 하면, 바닥에 떨어진 치킨을 그대로 판매하는 장면도 나온다.

냉장고 내 닭고기에 파리가 섞여 있는 화면이 등장하고, 이미 검게 변한 기름을 거른 뒤 새 기름을 섞어 사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웨이보에는 "어쩐지 매번 화라이스를 먹으면 배탈이 나더라", "그냥 KFC를 사 먹는 게 마음 편할 듯" 등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화라이스는 즉각 베이징 훠잉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공식 성명을 통해 "어떠한 식품 안전 사건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고 발생 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일로 인한 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식품 위생 문제가 불거진 화라이스가 지난 17일 웨이보 계정에 게재한 사과 성명. [사진=화라이스 웨이보 공식 계정 ]


여론이 들끓자 당국도 나섰다.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18일 화라이스 본사를 상대로 웨탄(約談·예약 면담)을 실시했다.

웨탄은 당국이 경영상 문제가 있는 기업의 관계자를 소환해 질타하며 시정을 촉구하는 절차다.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식품 경영 기업은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되며 준법 경영의 최저선과 생명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힐난한 뒤 개선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382명의 조사 인력을 동원해 상하이 관내 174곳의 화라이스 매장과 원료 창고 등을 점검하고 규정 위반이 드러난 3곳에 대해 행정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화라이스는 현재 중국 내 1만4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짝퉁 KFC'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지만, 저렴한 가격과 지방 도시 공략 등 차별화 전략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식품 위생 문제가 불거진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에는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의 화라이스 매장 24곳이 폐유지를 불법 판매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같은 해 장시성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햄버거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던 게 들통났다.

지난해 12월에는 후베이성 황강시의 화라이스 매장 7곳에서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은 냉동육 및 냉장육을 사용한 게 확인돼 해당 매장은 폐업 조치를 당하고 관련자도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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