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진 서민들…적금도 보험도 깼다

김형석·이봄 기자입력 : 2021-07-19 06:00

[사진=아주경제DB]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적금과 보험 중도 해약이 늘고 있다. 적금과 보험은 중도해지 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거의 없고 납입원금에 비해 해지 환급금이 적어 손해가 크다. 이를 감수하고 만기 전 보험과 적금을 깬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와 저금리 상황 속에서 더 나은 수익률을 찾아 자금이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가 보유한 보험 계약액은 2380조8084억2200만원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9년 12월(2392조3330억8000만원)보다 11조5246억5800만원 급감했다.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액은 지난 1월 2375조3748억5600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보험사의 보유계약 건수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적었다. 지난 4월 보험사의 보유계약 건수는 8181만7841건으로 2019년 12월(8236만6630건)보다 54만8789건 감소했다.

보험사의 보험계약 유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4개 생명보험사와 14개 손해보험사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각각 62.2%, 65.0%로 작년 동기보다 3.7%, 3.3% 하락했다.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이란 보험료 납부가 25회 이뤄진 계약 비율이다. 25회차 유지율이 낮을수록 보험계약이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약된 사례가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 역시 단체 실손의료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의 직장 실손보험 계약 건수(보유 기준)는 지난해 말 1만481건으로 전년(1만2388건) 대비 약 15%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목돈을 굴리는 대표적 금융상품인 정기적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5조2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41조3210억원보다 6조1000억원 이상 줄었다.

목돈을 굴리는 대표적 금융상품인 정기적금은 보통 급전이 필요할 때 중간에 깨는데, 적금 해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 중도 해지된 정기적금 통장 개수는 407만2321개로, 2019년 384만9165개보다 22만3156개나 늘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생활비 부족 등 서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소득은 줄거나 그대로인데 빚이 늘어나면서 적금을 해약하고 보험을 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적금의 경우 중도해지 시 약정금리의 절반가량밖에 받지 못하고 우대금리도 받을 수 없다. 이자 등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적금과 보험을 스스로 중도해지하는 것은 가계의 소득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은행 예·적금 금리가 1%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해지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은 해지할 경우 해약 환급금이 발생해 원금을 회수할 수 없어 최후까지 유지하는데, 보험사의 보유계약이 감소한 것은 그만큼 가계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적금금리가 1%대에 머무르면서 돈 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심리도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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