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랑종' '기담' '방법: 재차의'…오싹한 공포영화, 극장서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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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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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랑종' 포스터 [사진=쇼박스 제공]


무더위가 짙어지는 가운데 극장가에는 공포영화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랑종'부터 재개봉작 '기담', '장화 홍련' '폰', TV 드라마에서 영화까지 확장한 '방법: 재차의'까지. 극장에서 즐길 만한 공포영화들을 소개한다.

◆ '공포영화' 천재들의 만남…영화 '랑종'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은 태국 산골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작품이다.

'추격자' '곡성'으로 스릴러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나섰고, '셔터' '피막'으로 태국 영화계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반종 피산다나쿤이 연출을 맡았다. 나홍진 감독이 집필한 원안에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오랜 조사를 통해 태국 현지에 맞게 각색하여 흡인력 있는 서사와 생생한 연출을 자랑한다.

영화 '랑종'은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모든 좌석 매진 열풍을 일으켰고 사전예매량은 11만장을 돌파하며 마블 대형 영화 '블랙 위도우'를 뛰어넘는 기록을 썼다. 14일 개봉 후 이틀째 흥행 수익(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16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25만3400명까지 도달했다.

특히 '랑종'의 개봉 첫날 스코어(점수)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공포물(영진위 분류 기준) 중 '박쥐'(2009)의 첫날 관객 수 18만명을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쓰며 영화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공포영화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콰이어트 플레이스2'(개봉 첫날 5만3833명)의 첫날 관객 수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2009년 이후 청소년 관람불가 공포영화 분야의 최고 기록을 썼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이상한 현상과 태국 이산 지역의 이국적 풍광이 어우러지며 생생한 공포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대대로 조상신 '바얀'을 모셔온 무당 '님'과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가 발현된 조카 '밍'의 모습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찍은 '랑종'은 팽팽한 긴장감과 압박감을 느끼게 하여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약 2년간 30여명의 태국 무속인과 만났고 조언을 구하며 사실적인 이야기를 구성해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현장에서 즉흥적인 연출로 배우들의 실감 나는 반응을 포착하는 한편, 촬영감독조차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게 하는 등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날것의 공포를 선사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한다. 특히 나릴야 군몽콘켓은 이상 증세를 겪는 '밍'의 변화를 실감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10kg이나 체중을 감량했고 '부산행', '곡성'에 참여했던 박재인 안무가의 지도를 받는 등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파운드 푸티지 분야나 공포 하위 분야인 고어물을 즐기지 않는 관객이라면 '랑종'은 피해야 할 작품이다. 특히 영화의 수위는 끔찍할 정도로 높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고 상영 시간은 131분이다.
 

극장에서 재개봉하는 공포영화 '기담'. [사진='기담' 포스터]


◆ 마니아들이 선택한 'K-호러'의 정석…영화 '기담'

공포영화광들의 요청으로 다시 극장으로 돌아온 영화도 있다. 그중 대표작이 바로 '기담'(감독 정가 형제)이다. '이상하고 신비한 이야기'라는 뜻의 영화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섬뜩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도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수작으로 불린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가 형제'는 한국 공포영화의 기둥이라 불리는 정범식·정식 형제 감독이다. '곤지암' '무서운 이야기' '해와 달' 등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과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정식 감독이 '정가 형제'라는 이름을 내건 첫 데뷔작. 기존의 한국 공포영화와는 다른 차별점을 두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두 사람은 공포영화 하면 흔히 떠오르는 전형적인 어둡고 차가운 이미지 대신 세련된 화면 구성으로 1942년 경성의 시대적 풍미를 더했고 어쿠스틱 악기를 활용해 서정적이고 애절한 선율을 만들어 '기담'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당시 영화 '기담'으로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제2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10회 디렉터스컷 시상식 등 유수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휩쓸었다.

배우들의 명연기도 인상 깊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태양의 후예' '명량' '쎄시봉'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 진구, 압도적 연기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고(故) 김보경, 믿고 보는 배우로 입지를 굳힌 김태우와 이동규, 김응수, 예수정까지 지금은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명배우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진구는 '기담'으로 제31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14일 개봉.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고 상영 시간은 98분이다.

7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방법: 재차의'. [사진=CJ ENM 제공]


◆ TV 드라마에서 영화로…영화 '방법: 재차의'

한국 샤머니즘과 오컬트를 엮어 드라마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드라마 '방법'은 세계관을 확장해 영화로 재탄생했다.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진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은 거대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던 드라마 '방법'은 '방법'과 '방법사'라는 소재를 유지하고 세계관을 넓히며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환)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해 기이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기묘한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를 담는다. 새롭게 등장하는 '재차의'라는 소재는 한국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요괴에 동기(모티브)를 얻은 등장인물인데, 좀비의 한 종류로 누군가의 저주나 조종으로 움직이는 살지도 죽지도 못한 시체를 뜻한다.

'부산행' '반도' 감독으로 'K-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연상호는 이번 작품의 각본을 맡았다. 작가로 변신한 연상호는 "드라마의 세계관이 연결되며 더 직관적이고 기묘한 활극(액션)이 많이 담겼다"라며 새로운 볼거리가 늘어났다고 자랑했다.

연출을 맡은 김용환 감독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기 때문에 극장 관객의 수요를 위해 풍성한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동차 추격 장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장르적으로 풀어냈다"라고 거들었다. 28일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 관람 등급은 15세고 상영 시간은 109분이다.

이외에도 한국 공포영화 명작 '장화, 홍련' '폰'이 극장 개봉한다.

CJ CGV는 7월 시그니처K 주제로 '한국공포영화명작전(展)'을 선정하고 마니아층이 두터운 '기담' '장화, 홍련' '폰'을 리마스터링해 상영하기로 했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은 오는 21일, 하지원 주연의 '폰'은 28일부터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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