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도 메타버스 열풍] 교육은 물론 시승도 가능…신규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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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1-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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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도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이 불고 있다. 신입사원 교육부터 제품 체험까지 모두 메타버스에서 이뤄진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메타버스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 신입사원들, 메타버스에서 만난다…코로나19 걱정 ‘無’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신입사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타운’에서 진행했다. 온라인이 아닌 가상현실 세계에서 교육의 몰입도를 높이고, 입사 동기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약 200명의 신입사원들은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본인의 아바타로 LG디스플레이 주요 사업장(파주‧구미‧서울)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기들과 화상소통을 했다.

교육에 참가한 한 신입사원은 “코로나로 인해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비록 가상공간이지만 동기들과 함께 교육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대학시절 들었던 온라인 수업과 달리 흥미롭게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채용하는 약 900여명의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총 8차수에 걸쳐 메타버스를 활용한 흥미롭고 몰입도 높은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향후 다양한 사내 임직원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장우진 LG디스플레이 인적자원개발(HRD) 담당은 “메타버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신입사원들이 교육에 집중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와 소속감을 높이는 한편 동기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현대모비스도 지난달 28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신입사원들이 가상공간에서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색다른 공간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든 뒤 조별로 앱 속 인기 장소들을 자유롭게 체험했다.

기존에 회사는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집합 연수와 하계 제주도 수련대회 등의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MZ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교육 방식에 변화를 줬다.

신입사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고 있지만, 메타버스 체험을 통해 상호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진환 현대모비스 경영지원 부문장은 “앞으로 메타버스 콘텐츠를 활용해 회사 주요 사업장이나 연구소, 주행시험장 등을 투어하는 프로그램도 추가하고,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제품 체험에도 메타버스를 접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페토와 협업해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쏘나타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노출해 잠재 고객인 MZ세대와 소통을 활발히 하고,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춘 브랜드로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제페토의 비디오 및 포토 부스에서 쏘나타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MZ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동차 콘텐츠 생산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속 현대차 쏘나타. [사진=현대차 제공]
 

◆ 게임에서 업무로 영역 확산…2030년 ‘315조원’ 시장 열린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을 말한다.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닐 스티븐슨이 ‘스노우 캐시’라는 소설에서 처음 사용했다. 메타버스가 기존의 온라인 콘텐츠와 구분되는 점은 단순히 평면적인 데서 벗어나 공감각적 체험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점찍고, 최근 기업형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미국의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인 웨이브에 투자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LG그룹은 향후 웨이브와 함께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존 레전드, 린지 스털링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며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음반사인 미국의 워너 뮤직과 중국의 텐센트 뮤직도 각각 올해와 지난해 웨이브에 투자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0억 달러(약 52조원)에서 2025년엔 2800억 달러(약 32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의 핵심 영역인 증강현실과 가상현실(VR) 세계 시장 규모가 2019년 455억 달러(약 51조7000억원)에서 2030년 1조5429억 달러(약 175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한다.

관련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 로블록스는 수익이 2018년 7180만 달러(약 825억원)에서 지난해 3억2870억 달러(약 3778억원)로 늘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가방이 35만 로벅스(로블록스 통용 화폐)에 팔리기도 했다. 

제페토에도 구찌 등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으며 젬(제페토 통용 화폐)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구매한 아이템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메타버스 비긴즈’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 적용 범위가 게임, 생활을 넘어 업무 플랫폼으로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메타버스가 급성장하고 있고, 혁신적인 플랫폼이 지속 등장할 예정”이라며 “올해부터 기업 간 기업(B2B), 기업 간 정부(B2G) 영역의 성장이 가세하면서 변곡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발 변화의 폭과 깊이가 매우 크고, 향후 메타버스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대할 것”이라며 “기업들은 메타버스 시대의 생산성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협력 사업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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