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디지털 작품 처음 만든 코디 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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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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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KM 갤러리 ‘1999 코디 최+NFT’, 오는 13일까지

 

코디 최 작가 [사진=PKM 갤러리 제공]

“1997년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아들이 함께 동물원에 다녀온 후 호랑이를 그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컴퓨터로 디지털 이미지를 조합해 호랑이를 만들고 좋아했어요. 당시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코디 최(60) 작가의 초창기 디지털 작업을 만날 수 있는 ‘1999 코디 최+NFT’ 전시가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1999~2000년에 작업하고, 최근 대체불가토큰(NFT)화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Database Painting)의 원본 디지털 파일과 캔버스에 대형 프린트로 제작했던 실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6일 PKM 갤러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최 작가는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가상 공간에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를 중첩하여 실제 모습 혹은 자신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디지털 이미지를 탄생시켰다”라며 “더 놀라운 것은 상상과는 완벽히 다른 디지털 이미지를 전혀 괴리감 없이 현실 이미지와 동일시하는 아들의 모습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최 작가는 디지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아들의 386 컴퓨터에서 디지털 이미지를 자신의 컴퓨터로 가져왔는데 이미지 크기가 너무 작았다. 그는 파일을 증폭시킬 수 있는 전문 기관을 찾아 나섰다. 이미지 하나를 증폭하는 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최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 수백 개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만의 ‘물감’을 힘겹게 만든 것이다. 3년여의 노력 끝에 1999년 첫 번째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시리즈인 ‘애니멀 토템’(Animal Totem)을 만들었다.

최 작가는 “‘21세기 창조의 근원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시작한다’라고 생각했다”라며 “나중에 보니 나의 작업이 블록체인 기술과도 비슷하더라”고 설명했다.

1999년 제작된 ‘애니멀 토템’(Animal Totem).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 작품이다. [사진=PKM 갤러리 제공]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은 최근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최 작가는 “20여 년간 디지털 아트를 해왔지만 주변에서 거의 인정을 안 해줬다. 억지로 전시를 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됐다”라며 “파일을 전시할 기회가 없어 캔버스 작품 중간에 끼워서 전시를 해야 했다”라고 회상했다.

지금까지 8000여개의 디지털 작업을 해왔다고 밝힌 최 작가는 “현대추상화가 미술로 인정된 인식 전환이 일어난 역사를 되짚어보면, 새로운 개념은 혼란과 혼동, 긍정과 부정의 시간을 한동안 겪지만 결국에 수용됨을 알 수 있다”라며 대체불가토큰(NFT) 예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작가는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했으며, 1996년에 뉴욕 다이치 프로젝트 개인전을 가졌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저명한 미술사학자 존 C. 웰치맨의 기획으로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독일 켐니츠 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2017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뉴욕대의 객원교수를 역임한 최 작가는 현대문화 전문 비평서 <20세기 문화 지형도>와 <동시대 문화 지형도>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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