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웃고 우는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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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7-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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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제공]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효과에 힘입은 케이뱅크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반 토막난 데다, 업비트의 연이은 알트코인 퇴출 작업으로 거래소를 옮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6월 말 기준 11조2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2조9600억원)보다 1조67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이 줄어든 건 올해 들어 지난달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케이뱅크 수신잔액은 4조5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월에는 6조8400억원으로 한달 새 2조원 넘게 늘었으며 3월에도 2조원에 가까운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이 한 달 만에 3조4200억원(8조7178억원→12조1400억원) 증가했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전달보다 82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케이뱅크의 고객수 증가폭도 크게 줄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고객수는 14만명 늘어난 619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케이뱅크의 고객 수 증가폭이 1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증가세가 전달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증가폭은 3월(80만명), 4월(146만명)과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고공 행진하던 케이뱅크의 성장세가 꺾인 것은 가상화폐 가격 급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확인 계좌 개설 제휴를 맺은 은행이다. 업비트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하려면 반드시 케이뱅크에 거래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입금해야 해, 가상화폐 거래가 늘면 자연스레 케이뱅크 수신액 및 고객 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케이뱅크의 수신액 및 고객수 증가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케이뱅크의 성장에는 가상화폐 광풍 효과가 컸던 셈이다.

그러나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지난 4월 8000만원을 찍은 뒤 5월 들어 반 토막이 나는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자, 가상화폐 거래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덩달아 케이뱅크 수신잔액도 줄어들었다. 업비트의 암호화폐 24시간은 한때 20조원에 달했지만, 지난 6월에는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수신잔액 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비트가 지난달 무더기로 코인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거래소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업비트의 거래량은 4일 기준으로 24시간 전보다 12.05% 줄어든 29억7862만 달러(약 3조3837억원)에 불과하다.

가상화폐 하락과 투자자 이탈이 장기화될 경우, 케이뱅크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금융당국도 가상화폐 하락세가 본격화된 지난 4월 케이뱅크의 뱅크런 가능성에 대비해 예금 운용 현황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수신액 증가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제휴 효과가 가장 커 코인 거래량에 따라 수신액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코인 거래를 위해 케이뱅크에 개좌를 개설한 고객을 장기간 묶어 놓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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