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양'영'화] 훠궈와 방공호...충칭 그 자체인 영화 '훠궈전쟁'

  • '충칭 출신' 양칭 감독의 2015년作

  • 中서 보기 드문 누아르 액션영화

영화 훠궈전쟁 포스터
영화 '훠궈전쟁' 포스터

중국의 3대 화로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충칭. 이곳 사람들은 여름철 땀을 흘리면서 매운 훠궈를 먹고 ‘이열치열’해야 보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1930~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과 중일전쟁을 거치며 생겨난 충칭의 명물인 인공동굴 방공호에서 먹는 훠궈는 충칭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다. 

훠궈와 방공호, 충칭의 명물 두 가지를 품은 중국 영화가 한 편 있다. 훠궈영웅(중국명: 火鍋英雄)이다. 영어 제목은 충칭 훠궈란 뜻의 ‘Chongqing Hot Pot’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훠궈전쟁’으로 번역돼 개봉했다. 

양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천쿤·바이바이허·친하오 등 중국 유명 배우가 총출동했다. 2015년 중국 대륙에서 개봉 당시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4억 위안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충칭 시내의 한 은행이 강도단의 습격을 받으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강도단은 은행 금고를 털다가 바닥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이 구멍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는 이어 나간다.

고교 시절부터 절친이었던 류보, 쉬둥, 왕핑촨은 함께 차린 방공호 훠궈 식당이 파리를 날리자 결국엔 매물로 내놓는다. 더 비싼 값에 식당을 팔기 위해 세 사람은 직접 방공호를 더 뚫어 넓히는 확장 공사에 나서고, 공사 과정에서 동굴이 인근 은행 금고와 연결됐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동굴을 통해 몰래 들어가 은행 금고를 털기로 결심한 세 사람, 마침 그곳에서 일하는 여동창 우샤오웨이(바이바이허 분)의 도움도 받기로 한다. 하지만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진짜 은행을 털려던 전문 강도단과 은행 금고 바닥 구멍에서 맞닥뜨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간다. 

검열이 엄격한 중국인데도 영화에는 칼과 총기가 등장하고 피가 난무하다. 당시 중국 영화평론가들은 중국 극장가에 보기 드문 누아르 액션이라고 평가하며 홍콩 누아르 영화계 대부 두치펑과 우리나라 박찬욱 감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청두일보는 한국에서 '훠궈영웅' 판권을 사들여 리메이크를 만들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충칭 출신의 감독답게 양칭 감독의 충칭을 향한 애착도 영화에서 잘 묻어난다. 주인공들의 권설음 없는 친근하고 투박한 충칭 사투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산악 지형에 따라 지어진 고층 빌딩과 터널, 산중턱을 가로지르고 빌딩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경전철, 도시 곳곳에 포진한 택시보다 많은 훠궈 식당과 방공호까지,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는 충칭 그 자체다. 

다만 누아르 액션에 코미디와 로맨틱 요소까지, 영화는 마치 모든 재료를 냄비에 함께 넣고 끓이는 훠궈처럼 온갖 장르를 소화하고자 하지만, 중간중간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충칭 시내의 한 방공호 훠궈집 사진배인선 기자
충칭 시내의 한 방공호 훠궈집.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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