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소차 발목 잡는 가격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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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1-06-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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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소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것이지 전 세계적인 추세는 아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수소차 전략에도 큰 변화를 줄 것."

최근 열린 자동차 행사에서 한 전문가는 수소자동차의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재 정부가 수소차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기술력이 앞서가고 있어, 향후 시장이 확대됐을 경우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소차, 수소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전문가는 "수소의 역할은 수송부문에서는 없다고 정리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이 떠오르며 수소차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수소차를 구매하려던 사람들은 '가성비'가 안 좋다며 돌아서곤 한다. 현재 수소 가격은 1㎏당 8500~8800원 가량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경우 수소 탱크 용량이 약 6kg으로 가득 채운다면 5만원 이상을 사용하게 된다. 수소차에 1㎏을 충전하면 약 100㎞주행이 가능하다. 경유차 수준의 연료비로 친환경차로 함께 비교되는 전기차에 비해 비싼 편이다.

문제는 완벽한 친환경도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수소는 대부분 부생 수소다. 석유화학 공정 중에 부생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말한다. 하지만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그레이수소'라고 불린다. 가장 친환경적이라 꼽히는 '그린수소'는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든다. 그린수소의 단점은 비용이다. 그린수소는 생산 단가만 1kg​당 1만~1만6000원 가량이 든다.

정부도 수소차 보급을 막는 허들을 알고 있다. 이에 국내 수소 가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생산 규모를 현재 198만t에서 2040년까지 256만t으로 확대하고, 대량 공급을 통해 수소 가격을 1㎏당 3000원 이하로 내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국내 수소 가격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도 더디다. 국내 수소차 보급 대수는 1만2000대를 넘어서 전 세계 수소차의 30% 이상을 한국이 차지한다. 국내 수소 충전소는 아직 60여개에 불과하다. 충전 시간도 최근 급속충전을 제공하는 전기차보다 오래 걸린다. 가격 경쟁력이나, 편의성 모두 소비자들을 설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정부의 포부와는 다르게 발걸음은 느리다. 한국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생산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상용차를 수출하는 등 수소차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다.
 

[산업부 류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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