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앵커리지 회담 2차전?…"다음주 블링컨-왕이 회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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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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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바이든 행정부, 중국 고위 당국자 회담 추진"

  • "블링컨-왕이, G20 외교장관 회의서 면담 논의 중"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설전을 벌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조만간 이탈리아에서 다시 마주 앉을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AFP(왼쪽)·신화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한 지 5개월 만에 중국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동을 추진하는 등 대중(對中) 정책의 다음 단계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다음 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과 왕 외교부장 간의 회담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G20 외교장관 회의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이탈리아 마테라에서 열릴 예정이다. 

FT는 "블링컨과 왕이의 G20 외교장관 회의 회담이 성사되면, 이는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담 이후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두 사람이 앵커리지에서 비공개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양제츠(杨洁篪)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총 3차례 면담했다. 당시 양측은 회담 시작 전 공개 연설에서 상호 비난 발언을 쏟아내며 대립했다. 이와 관련 중국 매체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했고, 외교 의례를 무시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 모습.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2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왼쪽 2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FT는 "바이든 행정부가 올여름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을 중국에 보내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며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미·러 정상회담에 관해 설명하며 미·중 정상 간 대면 회담 또는 전화 통화 추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설리번 보좌관은 "두 정상은 미국과 중국이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추진되면 양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오는 19월 G20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 정상회담이 이뤄져도 양국 관계를 개선할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측이 정상회담 추진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취임 이후 시 주석과 한 차례의 전화 통화만 진행했다. 만약 두 정상의 만남이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에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독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등을 방문하는 유럽 순방길에 나섰다. 지난 9~16일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하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유럽 방문에 나선 것으로, 다음 주 왕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앞두고 유럽 내 반중(反中) 연대 재확인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통해 유럽 주요 국가들과의 중국 대응 공동 전선 구축 합의를 끌어내는 등 반중 연대를 확보했다. AFP 통신은 "블링컨 장관의 유럽 재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반중 연대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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