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로나 끝이 보였는데…" 전 세계에 퍼지는 델타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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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6-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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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저항력·전파력까지 갖춘 델타 변이 등장, CDC "우려 변이 지정"

  • 인도서 유래한 델타 변이... 영국 초토화한 뒤 현재 80여개 국가로 확산

  • '백신 무력화' 델타 변이에 공포감 커지지만... 美 FDA "백신으로 예방 가능"

델타 변이 확산 속 마스크 착용 안내문 내건 영국 상점. [사진=AFP·연합뉴스]
 

코로나 종식 선언을 목전에 두고 샴페인을 터트렸던 국가들에 때아닌 불청객이 나타났다. 바로 인도발 델타 변이다.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기존 변이보다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데다 백신마저 무력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코로나 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13~19일) 주요 4종(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261명이며 이 중 델타 변이는 35명이다. 국내에서 델타 변이 확산세는 크지 않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 퍼져나간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맹렬한 기세로 퍼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 17일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째 1만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90% 이상이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이에 영국은 21일(현지시간)로 잡아놨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시점을 다음 달로 미뤘다. 일상 복귀에 다가서고 있는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는 신규 감염자의 6%에 불과하지만,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8월 중순이면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래픽=우한재 기자]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구자라트 생명공학 연구센터'는 델타 변이의 경우 바이러스 외부에 나와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NTD(N-말단 도메인)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이곳에 변화가 생기면 전염력과 사망률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NTD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항체의 표적 식별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이나 백신접종으로 신체 내 형성된 항체를 피해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델타 변이는 바이러스 L452R와 E484Q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로 알려졌는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L452R는 전파력이 20% 높고 항체 효능을 50% 이상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 규정을 '관심 변이'에서 '우려 변이'로 격상했다. 델타 변이가 전파력이 높고 입원과 사망을 늘린다는 판단에서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미국 ABC방송에서 영국 변이(알파 변이)가 미국에서 지배종이 됐듯 델타 변이도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등장으로 다시금 감염 확산 경고등이 켜졌지만, 백신 접종으로 변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으면 (델타 변이에 대해) 각 88%와 60%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지 않고 입원하는 걸 막는 효과는 각 96%와 92% 정도라고 덧붙였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처(FDA) 국장도 CBS 방송에서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접종하면 델타 변이에 약 88% 예방 효과를 보이고, 얀센과 AZ 백신도 약 60%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틀리브 전 국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델타 변이 확산이 두드러지는 점을 지목하면서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백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도 백신 접종이 변이 확산을 끊어내는 방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남아공발 변이를 처음 발견한 연구진 중 한 명인 감염병 전문가 리처드 러셀은 백신이 일부에게만 접종되는 상황이 되면 더 많은 변이가 등장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염이 많이 될수록 변이가 다양해지고 전염성과 치명률이 높은 변이가 나올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게 핵심이라고 권고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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