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럽순방 이모저모] ①때 아닌 탁현민 SNS 논란…“애먼 트집 잡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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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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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SNS에 관련 내용 게재…기밀 노출 비판 지적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유럽 순방을 마치고 지난 18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휴일인 20일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순방 성과를 정리했다. 청와대는 이날 순방 뒷얘기를 공개하면서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연설문을 점검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탁 비서관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17일 영국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비롯한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대한민국의 역할을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 방문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밝은 미래를 제시했다.

하지만 유럽 순방의 후기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SNS에서 밝혀졌다.

탁 비서관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해외순방 행사에는 암구호(암호) 같은 행사명이 붙는다”면서 “이번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이번 코드명은 19세기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프로이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이른바 ‘비엔나 조약’으로 구축한 ‘유럽 협조체제’(Concert of Europe)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탁 비서관은 그러나 외교 관련 정보를 참모의 개인 계정을 통해 알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탁 비서관은 해당 논란에 대해 “보안요소가 없다”면서 “조금이라도 더 순방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수행하는 청와대 참모가 자신의 SNS에 순방 암호명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순방 암호명이 대통령령상 국가정보원 보안업무규정 제4조에 따라 3급 국가비밀(누설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에 속한다.

규정에 따르면, 청와대를 포함한 각 국가기관은 비밀의 작성·분류·취급·유통 및 이관 등 모든 과정에서 비밀이 누설되거나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탁 비서관은 또 1호기 내부 모습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순방 기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유럽 순방이 종료됐고, 예전에도 암호명이 사후 공개된 적이 있다는 게 탁 비서관의 주장이다. 실제 2019년 3월 동남아 순방 당시 코드명은 고려시대의 국제무역항인 ‘벽란도’(碧瀾渡)였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명명됐다.

1990년 1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련 방문 당시 코드명은 ‘노고단’이었다.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과 첫 만남이란 의미에서 양국 정상 이름의 머리글자인 ‘노’와 ‘고’를 땄다.

다만 청와대 참모가 이를 자신의 SNS 개인 계정에 올린 적은 없었다.

탁 비서관은 논란이 커지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통령의 유럽 순방 암호명(코드네임) 공개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면서 “더는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6박 8일 간의 순방 행사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더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면서 “대개의 경우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역시나 트집을 잡고 논란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탁 비서관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코드네임은 내용을 가리기 위한 장치”고 규정한 뒤 “보안상 대통령의 일정을 행사 전까지 숨기기 위해 누가 들어도 연상할 수 없는 제목을 붙인다”면서 “아예 ‘00 방문’을 대신해서 공개적으로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글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제작된 ‘암호명’ 배경 관련 동영상 링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군 1호기에서 참모진들과 회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그는 “애먼 트집이나 억지주장, 있지도 않은 외교참사나 홀대보다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1일 탁 비서관을 향해 “애먼 트집이라고 탓할 게 아니라 본인의 경박함부터 반성하라”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같은 관종”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해외 순방이 끝났으니 대통령 암구호를 공개해도 된다는 탁 비서관의 논리야 말로 억지를 넘어 궤변”이라면서 “국가기밀 사항이 행사가 끝나 공개해도 된다면, 외교부가 외교 문서를 30년간 비공개로 유지하는 건 멍청해서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교수는 “행사 책임자가 스스로 대통령 해외순방 암호명과 기내 사진을 공개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할 것”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 그만하고, 대통령 행사를 책임지는 현직 비서관으로서 조국 같은 관종의 유혹 따위는 제발 떨쳐버리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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