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WHO에 코로나19 발원 관련 미군 실험실 조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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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6-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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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프랑스 중국대사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 조사해야"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 [사진=환구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미군 실험실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기원 규명을 위한 다음 단계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국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 조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트 데트릭 실험실은 1969년 이전 생물 무기 프로그램의 중심이었으며 에볼라 같은 치명적 질병을 다루는 곳이었다. 하지만 2019년 7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명령으로 폐쇄됐다.

루 대사는 이날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할 때 동원했던 방식과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문제 제기 방식에 유사점이 많다”며 “이는 이미 죄가 있다는 전제하에 대상을 비난한 뒤 여론을 부추기고 오도하는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우한 연구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조사 지시를 언급하면서 “미국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문을 열기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시나리오를 짰는데 이는 과거 미군 포트 데트릭 실험실의 유출 사고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루 대사는 “포트 데트릭 실험실이 국제적인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기 때문에 WHO의 다음 조사는 포트 데트릭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미국은 중국처럼 WHO와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루 대사는 또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하고 있으며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발생 두 달 만에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킨 반면 미국은 여전히 대유행이므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미국과 같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사실 중국이 포트 데트릭 실험실 조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포트 데트릭 실험실 공개를 요구했었다.

그런데 중국이 다시 한번 이런 조사를 촉구한 것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당국에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반격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한연구소가 유출지일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하며 기원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되자 미국은 지난달 또 다시 추가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한편 루 대사는 중국의 공격적 외교 스타일인 이른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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