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공시 가상화폐… 상장폐지 위법 아냐"

김태현 기자입력 : 2021-06-19 18:06
"사용자 보호 위한 결정… 해명도 여러 차례 요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상화폐 발행사가 허위로 자료를 제출한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면 위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송경근)는 고머니2 발행사인 애니멀고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애니멀고는 지난 3월 미국의 대형펀드 셀시우스 네트워크(셀시우스)가 자신들에게 5조원 상당의 투자를 했다며 해당 사실을 공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업비트는 당일 프로젝트 공시 게시판에 해당 사실을 게시했다.

공시 이후 '셀시우스가 고머니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허위라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업비트는 공시가 된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셀시우스 투자 근거'에 관한 해명 자료를 애니멀고에 요청했다.

해명하지 못할 경우 허위공시로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지했다. 이와는 별개로 업비트는 셀시우스 측에도 투자 사실을 문의했다.

애니멀고는 해명자료를 제출했지만 셀시우스가 고머니에 투자했다는 증거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셀시우스 측도 고머니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공시에 대한 근거 자료·증거가 부족하다는 투자자분들의 우려를 확인했다"며 "애니멀고가 조회 공시에 응하지 않거나 셀시우스 측 적격된 증빙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거래 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업비트는 고머니2를 상장폐지했다.

애니멀고는 "상장폐지는 가상자산 그 자체의 이용 목적과 기술에 내재하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시 과정에서의 '실수'는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애니멀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비트가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 공시를 금지하고 있고, '업비트 가상자산 거래지원 종료 정책'에 의거해 거래소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에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공시 이후 고머니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사용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공시 해명을 요구한 점 등을 들어 상장폐지에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애니멀고가 가처분 절차에서도 공시가 사실이라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점, 이 공시가 허위로 판명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거래소로서는 긴급히 상장폐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업비트가 사용자 보호를 위해 결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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