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살림살이 어쩌나…'눈덩이' 이자 부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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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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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분기 인상땐 내년 1준기 2차 인상 이어질듯

  • 급격 상환부담에 은행 건전성 문제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올 하반기 대출금리 상승폭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대출금리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단기간에 이자부담이 급격히 늘어 가계빚 시한폭탄이 터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하반기 대출금리 인상 본격화할 듯
15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2.91%를 기록해 지난해 1월(2.95%)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금리 상승세는 더 눈에 띈다. 지난 5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92~3.39%에 달한다. 지난해 8월의 경우 평균금리가 2.34~2.78%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일년이 채 안 돼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대출금리 산정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1.086%(민평평균)을 기록해 지난해 최저점(0.754%)보다 0.332%포인트나 뛰었다. 은행채 5년물 금리 역시 지난 14일 기준 1.887%(민평평균)를 기록해 올해 들어 0.341%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 전에도 금리 인상 전망이 시장금리에 먼저 반영되면서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올 하반기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상승분만큼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내수와 고용지표 개선에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는데, 최근 전망치를 수정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금통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개진한 후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의 통화정책 발언과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통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가 명확히 표출됐다”며 “오는 4분기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내년 1분기까지 속도감 있게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 1%p 오르면 이자 11조 증가…차주 상환 부담 ‘눈덩이’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도 대출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의 73%가 넘는 차주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데다, 신용대출 역시 약정에 따라 3개월,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개인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11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때는 이자 부담이 5조9000억원 늘어나며,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는 경우 이자 부담이 2조9000억원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총잔액(1630조원)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72.2%)을 고려해 추정한 결과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기관의 건전성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계대출이 1700조원으로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찍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급격히 늘어난 이자 부담에 빚 갚기를 포기한 차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정상 회수되지 못하는 대출이 많아지면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더불어 시장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이 계속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건전성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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