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퇴출 앞둔 '잡코인', 이상급등…왜

백준무 기자입력 : 2021-06-15 08:32
특금법 시행 앞두고 부실코인 정리 유의종목 해제 염투 마지막 한탕 노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알트코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신고 마감일을 100일 앞두고 부실한 가상화폐를 추리는 데 나선 것이다. 무분별한 상장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에 대응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일부 가상화폐들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는 등 투기세는 오히려 두드러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1일 복수의 가상화폐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는 △코모도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이그니스 △디마켓 등 총 25종의 가상화폐를, 빗썸은 △에프앤비프로토콜 △퀸비 등 2종의 가상화폐를 투자유의 대상으로 정했다.

투자유의종목은 일반적으로 상장 폐지 전 단계로 해석된다. 거래소 측은 투자유의종목 지정 사유로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해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개발 및 사업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등을 들었다. 가상화폐를 발행한 주체 측에서 이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할 경우, 각 거래소는 해당 가상화폐의 거래 지원을 종료하게 된다.

업비트는 일부 가상화폐의 원화 거래를 종료하기도 했다. △마로 △페이코인 △옵저버 △솔브케어 △퀴즈톡 등 5종이 대상이다. 비트코인을 통해 해당 가상화폐들을 사고 팔 수 있는 만큼 상장 폐지는 아니라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원화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상장 폐지에 가깝다는 평가다. 유의종목 지정을 거치지 않고 원화 거래를 종료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코인 솎아내기'에 나선 것은 특금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금법 시행에 따라 각 거래소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사실상 시중은행들이 거래소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이다.

은행권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실명계좌 신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BNK부산은행은 최근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음이 급해진 거래소들이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무분별한 상장 문제 해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거래소는 올해 들어 10개 이상의 가상화폐를 상장 폐지한 바 있다.

거래소들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구조조정 대상이 된 가상화폐의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페이코인의 경우 이날 한때 전일 종가와 비교해 100% 이상 오른 개당 102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마로와 솔브케어, 옵저버 등도 전일 대비 30%가량 오른 시세로 매매가 이뤄졌다.

이 같은 이상 급등세에는 유의종목 해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뛰어든 투자자들의 영향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유의종목이 해제되지 않더라도 마지막 '한탕'을 노릴 수 있다는 투기적 성격도 가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상장폐지를 앞둔 한 가상화폐가 급등세를 보였다가 하루만에 급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바 있다"며 "투자유의종목 가상화폐의 급등세가 유지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가상화폐 거래소인 서울 빗썸 강남센터 시세 현황판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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