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미니카 LNG발전소 수주전, 한전·가스공사 격돌...K발전소 해외서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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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장문기 기자
입력 2021-06-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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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가스공사에 컨소시엄 요구하더니..SK E&S로 변경

  • 가스공사, 한전 변심에 사업제안서 부실...입찰포기 검토중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두 공기업이 도미니카공화국 LNG(액화천연가스) 복합 화력 발전소 사업 수주를 두고 눈살 찌푸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공기업들이 해외에서 같은 사업을 두고 수주전을 벌이는 것 자체도 이례적이다. 수주전은 양측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진 상황으로 알려져 국제망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전과 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두 공사는 지난달 도미니카공화국 에너지광업부가 발주한 ‘장기 전력구매 계약을 통한 신규발전 국제 공개 입찰’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도미니카 정부에 제출했다.

사업내용은 700~800MW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2기로 구성된 LNG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장기전력구매계약이 포함됐으며 LNG터미널을 갖추는 것이 조건이다.

사업자는 직접 LNG를 들여와 발전소를 가동하고 도미니카는 생산된 전력을 사들이게 된다. 입찰의 장기 전력구매계약은 계약일로부터 36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지며, 계약 기간은 180개월이다.

도미니카 정부는 입찰 참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관심이 있는 모든 국내외 법인이나 컨소시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전은 발전자회사 한국동서발전, SK E&S, 넥스젠캐피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다. 컨소시엄 지분은 SK E&S가 50% 이상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젠캐피탈은 도미니카 현지에 발전사업 설비를 소유한 펀드다.

가스공사는 국내의 해외투자 공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발전소 건설 등을 위한 사업시행사를 두고는 현재까지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PQ를 통과한 법인이나 컨소시엄은 올해 10월부터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최종 입찰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사전입찰 과정이라 참여 법인, 컨소시엄의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일본 등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은 당초 가스공사와 동서발전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4월까지만 해도 가스공사-동서발전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전이 자회사의 참여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컨소시엄에 동참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가스공사는 한전의 요구를 받아들여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급히 수정했다. 그런데 PQ제안서 제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한전과 동서발전이 SK E&S와 전선을 구축하기로 노선을 변경했다. 사실상 가스공사만 배제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한전의 컨소시엄 탈퇴로 인해 가스공사는 현재까지도 완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가스공사는 사업제안서 등을 급히 변경하는 과정에서 내용까지 부실해져 입찰포기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 나라에서 두 개의 공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도미니카 정부도 의아해하고 있다”며 “한전이 발전소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해 상도의를 저버렸다는 비난도 나온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에너지광업부가 공고한 LNG 복합 화력 발전소 입찰 공고문.[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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