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클라우드시장, 미·중·나머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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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6-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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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가 MSP 경쟁 가세…대세 '클라우드' 인정한 것"

  • "IT세계 아직 95% 시장 남아…멀티클라우드 시대"

  • '5G MEC 전문' 클라우드MSP 파트너로 성장 기회

  • 클라우드 인재 양성할 'BTC센터' 하반기부터 가동

  • "동북아IT·OT 융합 패러다임, 한국기업 주도 예상"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IT서비스·정보보안 기업들이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를 자처하고 나섰다. 베스핀글로벌과 같은 클라우드 MSP가 과거의 협력사와 경쟁하게 됐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는 오히려 좋은 현상이며, 경쟁보단 기술·전문인력 확보를 통한 선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작년 연결 매출(약 1600억원)이 전년대비 88% 증가했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클라우드 활용 자체가 대세로 자리잡았고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만큼 베스핀글로벌과 같은 클라우드 MSP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여러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할 때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MSP로서 도움을 드린 결과 우리의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이라 본다. 이런 흐름은 이제 막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다."

Q. 어떤 기업이 클라우드를 많이 쓰나.

"특정 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군의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 그룹사들의 지출규모는 각 그룹사의 시총 순과 같다. PC가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지금은 클라우드를 '쓰는 회사'와 '안 쓰는 회사'의 구별이 있지만, 10년 뒤엔 당연히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를 쓸 것이다. 보수적인 금융 분야에서조차 클라우드가 급성장하고 있다."

Q. 에쓰씨케이와 합작사 '에쓰핀테크놀로지'를 만들었다.

"클라우드 수요가 워낙 빠르게 증가하고 고객사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환경에서 모두 (회사 자체 역량만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기존 기업과 협업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합종연횡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도 에쓰씨케이와 합작사를 만들어 고객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고객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피스365와 같은 솔루션을 원할 때 에쓰핀이 맡는다."

Q. 여러 지역에 진출해 있는데,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시장 주류 아닌가.

"많은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올라가면 '데이터 주권'이 중요해진다. 중국 기업은 미국 클라우드를 절대로 쓰지 않고,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도 중국 클라우드를 쓰지 않을 테니까. 따라서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영역, 중국 기업 영역, 그 외 나머지, 3개 범주로 나뉠 것이다. 나머지는 여러 기업 클라우드를 선택해 혼용한다."

Q. 멀티클라우드 수요는 이제 막 형성된 것 같은데.

"멀티클라우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 클라우드사업자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뿐만 아니라 규모가 다양한 공급업체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지금도 많이 쓰는 조직은 SaaS를 100개 이상 쓸 거고 이걸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도 생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세상은 멀티클라우드다."

Q. SI·정보보안 기업들이 협력사에서 MSP 경쟁자가 됐다.

"클라우드로 바뀌지 못하게 막았던 SI들이 이제 대세라는 걸 인정하고 움직이는, 좋은 현상이다. 경쟁뿐 아니라 협업도 계속될 거다. 전체 IT 가운데 클라우드로 전환된 비율이 5%뿐이다. 나머지 95%가 다 넘어가면 세계 모든 SI 업체가 뛰어들어도 그 수요를 충족 못 한다. 관건은 글로벌 주도권을 기존 IT서비스 시장 플레이어와 신생 업체 중 누가 가져갈지다."

Q. 클라우드 MSP 시장에서의 차별화 방안은.

"클라우드 운영·보안·비용 관리를 자동화하는 SaaS 제품으로 국내·외서 매출을 내고 있다. 옵스나우에 이어 최근 선보인 '얼럿나우'는 인공지능(AI) 스마트엔진을 통해 클라우드 운영환경에서 발생하는 여러 '알람' 가운데 중요한 것을 더 잘 챙기고 덜 중요한 것을 나중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알람을 언제 누가 받았고, 그걸 제대로 처리했는지도 알려 준다."

Q. SaaS 업체로서 SKT의 '5GX 클라우드마켓플레이스'를 어떻게 보나.

"멀티클라우드 세상에서 각 클라우드와 업종별로 특화된 SaaS 솔루션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마켓플레이스의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다. SKT의 역할은 SaaS 구매, 적용, 운영을 위한 플랫폼이다. 스타트업부터 대형 클라우드솔루션 공급업체까지 많은 기업이 더욱 다양한 클라우드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Q. SKT의 '5G MEC' 사업 파트너인데, 어떤 역할인가.

"한마디로 5G MEC 특화 MSP다. 데이터센터에서만 작동했던 클라우드 기능을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 운영환경으로 가져온 게 5G MEC다. 고객과의 접점이 가까운 클라우드가 생긴 것이다. 우리는 데이터 소비가 늘고 컴퓨팅 파워 수요가 다양해진 환경에서 기업들이 5G 네트워크의 큰 대역폭, 초저지연성을 갖춘 신기술을 운영·활용하도록 도울 수 있다."

Q. 어떤 기업들이 5G MEC의 이점을 얻을 수 있을까.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예로 들면, 전방에 사람이 있는지, 좌회전할지 우회전할지,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판단을 위한 '두뇌'가 지금은 차 안에 있다. 클라우드에 두기에는 자동차와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인데, 자동차에 많은 반도체를 쓰게 만들고, 결국 비용을 높인다. 5G MEC는 이런 두뇌를 차 내부가 아닌 외부에, 근처의 바깥에 둘 수 있게 해준다."

Q. 부산시의회와 협업한 'BTC센터' 추진 현황과 배경은.

"클라우드산업이 앞으로 더 발전하려면 수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인력을 찾기만 해서 될 게 아니라 양성을 해야 한다. 이게 베스핀테크놀로지센터(BTC) 부산센터 설립을 추진한 배경이다. 유능한 부산 인력을 참여시켜 클라우드 MSP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조달할 계획이다. 협의체를 만들었고 이제 계약체결을 앞둔 상태다."

Q. 부산 지역에서 시작한 이유와 운영 목표가 궁금하다.

"다른 지역에도 좋은 인재가 있을 거다. 부산이 (BTC센터 설립대상 지역으로) 1번이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안 할 이유도 없다. 할 수 있어서 했다. '와이(why) 부산'이 아니라 '와이낫(why not) 부산'이다. 부산센터를 하반기부터 운영하기 시작해서 내년 1분기 클라우드 전문인력 100명가량을 배출할 것이다. 5년 내 누적 2000여명 양성이 최소 목표다."

Q. 앞으로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전망은.

"중국도, 미국·동남아시아, 어느 지역에서든 큰 회사 순서대로 우선순위 고객이 될 것이다. MSP 기업들은 해외에선 기업가치가 140조원 수준인 '액센추어' 같은 회사와 경쟁할 것이다. 클라우드네이티브인 MSP와 레거시 IT가 협업·경쟁하며 성장한다면 충분히 50조원 규모의 MSP도 나올 수 있다. 먼저 이쪽에 투자하고 역량을 쌓은 기업들에게 주도권이 주어질 것이다."

Q. 특히 어떤 흐름에 주목하나.

"미국이 IT를 주도하지만 세상 모든 문제를 IT만으로 풀 수 없다. 자동차·선박·공장기계 등을 다루는 운영기술(OT)이 만나 진정한 클라우드 세계가 열릴 것이다. 서울에서 비행으로 2시간 이내 도착하는 오사카·상하이·베이징 등, 동북아지역에 세계의 제조 인프라·OT가 집중돼 있다. 여기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기고, 이를 주도할 회사가 한국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Q. 패러다임 변화를 의식한 정부가 AI·소프트웨어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물론 우리는 미래에 필요한 인력이 뭘지 고민하고 미래 인재를 위한 교육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개별 클라우드·AI 교육은 사기업이 알아서 하면 된다. 정부는 그보다 큰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초·중·고교로 12년간 이어지는 교육과정의 근본 프레임을 바꾼다든지. 국민들이 공무원과 정치인을 움직여서. 그런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

Q. 서울상의부회장단 ICT기업인으로서 회원사들과 나누고 싶은 의견이 있나.

"기업이 이윤추구와 더불어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고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사람이 기업을 만들었고 그 조직 안에 있는 사람들도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니지 않나. 기업·정부·시민단체 각각에 속한 사람들 모두 시민이다. 과거의 대립관계에서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 요구를) 좀더 경청하고 행동을 적극 취해야 한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어떤 사람?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20여년간 IT인프라 관리경험을 바탕으로 1998년 미국 데이터센터 호스팅기업 호스트웨이를 공동창업해 2014년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지난 2015년 클라우드 MSP 베스핀글로벌을 창업한 연쇄창업가다. 한국 태생으로 중학교 졸업 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과(학사)를 졸업했다. 2006년 인도 모바일광고업체 어피니티미디어를 공동창업했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창업투자사 스파크랩에서 세계 각지 초기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이기도 하다. 올해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한화솔루션 사외이사로 선임돼 국내외 기업의 IT·디지털 역량 발전을 돕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한국과 중국에서 사업을 동시 출범해 미국·두바이·싱가포르로 시장을 확대했고, 현재 750여명의 임직원을 통해 1000여개 고객사의 클라우드 도입·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SKT·아모레퍼시픽·LG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에 클라우드 기반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빅데이터, AI 구축과 고도화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트너 매직쿼드런트 퍼블릭클라우드MSP 부문에 등재됐고, 지난해부터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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